제주공항 추락 드론, 활주로 가로질러 비행?

[KBS 제주] [앵커]

지난달 제주국제공항에 추락한 드론의 소유주가 경찰 수사로 확인됐는데요.

그런데 이 드론, 제주공항 활주로를 가로질러 날아들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지붕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드론.

제주지방항공청은 드론 발견 10여 일 뒤에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최근 허가 없이 제주공항에 드론을 띄운 60대 남성 관광객을 찾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제주시 도두동의 한 주차장에서 새로 산 드론으로 비행 연습을 하다가, 드론이 강풍으로 날아가면서 잃어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드론은 그로부터 보름여 뒤인 지난달 13일, 활주로 건너편 1.5km 정도 떨어진 제주공항 국내선 청사 지붕 위에서 발견됐습니다.

제주공항 여객청사 위로 추락한 드론의 소유주가 드론을 날렸던 장소입니다.

이곳은 드론 비행 금지구역으로, 공항 활주로와 떨어진 거리가 겨우 300여m에 불과합니다.

경찰과 드론 전문가는 해당 드론이 활주로를 가로질러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 분 단위로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에서 날아든 드론이 부딪쳤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던 겁니다.

[박태호/한라드론비행교육원장 : "엔진에 만약에 빨려 들어간다든가, 아니면 기체에 어느 부분이라도 부딪혔을 경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심각하게 되면, 추락할 수도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제주지방항공청은 관제사가 무인항공기 활동을 인지해 주변 항공기에 근접할 것으로 판단되면, 이를 알리도록 하는 업무 규정이 있지만, 이번 드론의 경우 크기가 너무 작아,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문제의 드론은 무게 500g이 넘어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4종' 자격증이 필요하지만, 제주공항에 무단으로 드론을 띄운 이 남성은 자격도 없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서경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