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불금 2027년 5조까지 확대…‘재탕’ 양곡법 대안
재배면적 줄여 쌀값 20만원 유지…직불금 예산 내년 3조 이상
쌀값 하락 우려될 때마다 시장관리 등 별도 수확기 대책 추진
정부가 벼 재배면적을 줄여 올해 수확기 쌀값이 80㎏ 기준 20만원 수준을 유지하도록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농업직불금 예산은 내년 3조원 이상으로 늘리고 2027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민·당·정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쌀 수급안정, 직불제 확대 및 농업·농촌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확정·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후 대책 강구를 지시한 데 따라 마련됐다. 다만 농업직불금 확대 등 굵직한 대책들이 국정과제 등 기존에 나온 내용들인 데다가, 세금 투입을 통해 적정선의 소득보장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양곡법 개정안과 뚜렷한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우선 올해 수확기 쌀값이 20만원(80㎏) 수준을 유지하도록 대책을 추진한다. 먼저 올해 신규로 도입한 전략작물직불(예산 1121억원)을 통해 논에 콩, 가루쌀, 하계 조사료를 재배하는 농가에 1㏊(헥타르·1만㎡)당 100만원에서 430만원을 지원, 벼 재배면적을 1만6000㏊ 줄일 계획이다.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임대할 때도 타 작물 재배의무를 부여해 2000㏊ 규모의 벼 재배면적을 줄일 예정이다. 7개 시·도와 29개 시·군도 쌀 적정생산 대책을 추진, 타 작물 재배농가에 1㏊당 100만~200만원을 지원한다.
지자체와의 벼 재배면적 감축 협약에 참여한 농가·농업법인에는 공공비축미 추가 배정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농지은행의 임대농지 중 일부는 5년간 임대료 80%를 감면해 타 작물 재배를 지원한다. 쌀값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는 올해처럼 시장격리 등 별도의 수확기 대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다만 80㎏에 20만원은 정부의 목표가격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20만원은 과거 흐름을 봤을 때 평년 수준의 가격이고, 그 정도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방법으로 시장격리를 하겠다는 뜻이지 목표나 보장가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년도 농업직불금 예산은 3조원 이상으로 늘리고, 2027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농업직불금을 5조원으로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농업 분야 국정과제다.
공익형 직불제는 중소농 중심으로 소득보전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농가별·품목별 실제 수입·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는 경우 이를 완화해주는 경영안정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고령농의 은퇴 후 소득을 보장하면서 청년에게 농지를 이양하기 위한 경영이양직불제는 올해 안에 개편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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