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이 ‘혐의 없다’ 말한 적 없어”…김포 FC 주장 정면 반박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 김포 FC 구단의 ‘문제없다 얘기 들어’ 등 주장에 정면 반박
지난해 발생한 국내 프로축구 김포FC 18세 이하(U-18)팀 유소년 선수의 극단 선택 사건 관련 6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서영길 구단 대표이사 발언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센터는 지난해 5월 초부터 약 8개월간 관련인 26명 진술을 확보했고, 피신고인 12명의 심층조사로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등 철저하게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같은 해 8월,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 담당 조사관이 ‘문제없다’, ‘혐의 없다’고 발언했다는 구단의 주장은 사실과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도자들과 일부 동료 선수가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이들에 대한 ‘징계 요청’을 지난 1월 최종 의결했다.
앞서 서 대표이사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조사 권한을 가진 스포츠윤리센터와 경찰 조사를 엄중히 지켜봤다’면서,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따른 센터의 공식 입장이다. 서 대표이사는 이처럼 말하면서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지며 (구단 조치가) 유족분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 등 해임을 알리면서 사건에 책임을 지고 자신도 사퇴한다고 기자회견에서 전했다.
서 대표이사는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코치진 징계 등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도 어떠한 가해가 있었는지에 스포츠윤리센터와 경찰에서의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받아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족과 시민단체가 신속한 진상조사와 징계를 요구한 가운데 구단은 별다른 조치 없이 지난해 가해자로 지목된 지도자들과 재계약해 비난받은 바 있다.
서 대표이사는 사건 발생 11개월여 만에야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 등 해임이 결정된 데 대해서도 ▲유소년 축구 운영에 물의를 일으킬 경우 ▲민·형사상 책임 문제로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되는 경우 ▲그 밖에 단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해임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내용이 지난해 8월 코치진 연장계약 당시 별첨 문서 형식으로 포함됐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이사는 감독 등 해임은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을 이끄는 ‘재단법인 김포FC’ 자체 규정에 따른 것이며, 향후 감독과 코치 등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법원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은 대표이사인 저의 잘못이 크다”며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18세 이하 팀을 창단하면서 준비과정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고개 숙였다. 그리고는 “유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저의 사퇴로 유족분들께서 마음을 풀어주시기를 바라고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 대표이사의 사퇴만으로 구단을 향한 비판이나 곱지 않은 시선이 깨끗이 씻어질지는 미지수다.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 김포경찰서는 사건 발생 1년이 다 되어가는 지난 5일에야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 등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해 ‘늑장 수사’가 아니냐는 뒷말을 일부에서 낳았고, 특히 숨진 유소년 선수와 같은 팀에 있던 또 다른 유소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된 코치진 등에게서 욕설 피해 등을 당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최근 있었다.
구단 측은 해당 사안을 추가 조사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이사는 기자회견 종료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추가 피해자 여부 파악을 위한 재조사 계획은 없나’라는 세계일보 질문에 “사법 기관에서 판단하리라 생각한다”며 “구단이 조사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민구단의 특성상 구단 이사장인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달 28일 유족 측과 면담하기는 했지만 아직 사건 관련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서 대표이사는 자신의 사퇴 결정이 시장에 의한 결정은 아니라고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다.
앞서 A군은 지난해 4월 경기도 김포에 있는 구단 유소년팀 기숙사 건물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사건 당일 오전 2시쯤 자신이 거주하던 곳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에는 언어폭력 등으로 괴롭힌 가해자 추정 인물들이 언급됐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감독과 코치 등은 경찰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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