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숨은 핵심, 조우형 강제수사
의혹 제기 1년6개월 만에 압수수색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도 겨눠
“명의자 조현성에 돈 받아” 제보도
검찰이 대장동 사업에 부산저축은행 자금 1155억원을 끌어들인 조우형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6일 압수수색했다. 조씨는 ‘천화동인 6호’ 명의자인 조현성 변호사로부터 여러 차례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수사 무마 의혹의 당사자이기도 한 조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숨은 핵심이라는 의혹이 일찍이 제기된 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조씨와 조 변호사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 약 10곳을 압수수색했다. 조씨 소유 회사의 관계자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두 사람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2009년 무렵 대장동 초기 자금으로 부산저축은행에서 1155억원의 대출을 알선해주는 등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다. 검찰은 조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비롯한 대장동 일당과 공모해 성남시의 대장동 사업 정보를 사전에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를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보고 있다. 천화동인 6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282억원을 배당받은 곳이다. 검찰은 조씨가 배당금에 대한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조 변호사를 차명 소유주로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의 자금 추적 결과와 그간의 대장동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범죄수익 은닉)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2009년 부산저축은행 자금 1155억원을 대장동 사업에 알선한 대가로 대장동 민간사업자로부터 10억원대 수수료를 받았다. 대검 중수부는 2011년 이 건을 조사했으나 조씨를 입건조차 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된 터다.
당시 조씨의 변호인은 ‘50억 클럽’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였고, 두 사람을 연결한 인물은 김만배씨였다.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4년 뒤인 2015년 수원지검은 조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고, 조씨는 유죄가 확정됐다.
한 대장동 민간사업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조씨가 조 변호사로부터 천화동인 6호 지분 몫으로 돈을 받고 있다고 두 사람에게 직접 들었다. 조씨가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명의가 조 변호사에게 간 건 2015년 조씨가 구속 상태여서 조 변호사에게 부탁을 했기 때문”이라며 “조 변호사가 2021년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터지자 조씨에게 돈을 더 이상 주지 않겠다고 해 둘 사이 분쟁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포함해 대장동 일당의 로비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도) 제기되는 의혹 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50억 클럽에 국한하지 않고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연주·이혜리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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