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대관식 초청장에 부인 커밀라 ‘왕비’ 호칭 첫 사용

찰스 3세 대관식 초청장 연합뉴스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에서 처음으로 ‘커밀라 왕비’ 호칭이 사용된다. 영국 왕실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국왕 대관식 초청장에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라는 공식 칭호가 처음으로 사용됐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찰스 3세와 내연 관계였던 커밀라 왕비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한 지 8년이 지난 2005년 4월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와 결혼했으나 ‘왕세자비’(Princess of Wales)라는 호칭 대신 콘월 공작 부인(Duchess of Cornwall)으로 불렸다.

그동안 영국에서는 찰스 3세가 왕위에 오르면 커밀라를 왕비로 불러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그러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해 2월 즉위 70주년 기념 성명에서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부인 커밀라를 왕비(Queen Consort)로 인정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호칭 논란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는 ‘왕의 부인’이라는 뉘앙스가 강한 표현이었다. 이번 대관식을 앞두고 다시 호칭이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로 바뀌면서 명실상부한 왕비가 된 것이다.

대관식 초청장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찰스 3세의 뜻을 반영해 재생 종이로 만들어졌다. 초청장 하단에는 성장과 순환을 상징하는 전설 속 존재 ‘그린맨’이 등장한다. 영국 왕실은 새로운 왕의 통치를 기념하는 봄과 부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왕실은 윌리엄 왕세자의 큰 아들인 조지 왕자(10)가 국왕의 명예 시동 네 명 중 한 명으로 참석하고 대관식 장소인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가는 행렬에도 동참한다고 밝혔다. 커밀라 왕비의 명예 시동은 전남편 앤드루 파커 볼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손자들과 조카 손자가 맡는다.

대관식 초청장은 2000여명에게 발송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영부인이 대리 참석한다고 알렸다. 왕실과 불화 중인 찰스 3세의 둘째 아들 해리 왕자 부부의 참석 여부는 미정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