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감옥’ 4년 따돌림 극단 선택…엄마는 지금도 싸운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학교폭력 뒤 숨진 피해자의 유족이 8년을 매달린 소송에서 어이없이 지게 됐다는 소식, 어제(5일) 전해드렸습니다.
담당 변호인이 재판에 제대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딸을 잃은 뒤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포기하지 않고 싸움을 이어온 어머니를 KBS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가해자와 학교, 교육청, 여기에 변호인까지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이런 비극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첫 소식, 석혜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8년 전 고등학교에 진학한 박주원 양은 두 달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생때같은 딸을 잃고서 딸의 휴대전화를 열어본 이기철 씨는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중학교 시절, 단체 대화방에서 동급생 네 명에게 들은 욕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이기철/故 박주원 양 어머니 : "아이는 계속 악몽을 꾸고 탈진하고 다쳐서 오고, 살려야 되겠다 싶어서 등교를 제가 중단을 했었고."]
괴롭힘을 피해 강화도로 전학 갔던 주원 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다시 강남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따돌림과 조롱.
악몽이 반복됐습니다.
["정순신 사건에서는 제주도 돼지라고 그랬다며요. 주원이 핸드폰 포렌식에 보면 '강화도 꼬마'. 꼴같지 않은 게 재수 없다고."]
주원 양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고 투병 끝에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씨는 책임질 사람을 찾아달라고 수사기관에 호소했지만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물리적 폭력을 자기네들이 찾지 못해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그렇게 시작된 이 씨의 싸움은 8년 간 이어졌습니다.
몇 번인가 세상의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잠시 뿐이었습니다.
["사람들 떠들고 또 지나가겠구나. 말 같지 않은 대안이나 얘기하고 내놓고 그렇겠구나. 다 알아요, 우리 피해자들은. 반복 반복 또 반복."]
기적 같았던 1심 일부 승소 후 변호사 불출석으로 인한 패소 판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이 씨에게 2주 전 날아든 건 서울시교육청의 소송비용 1,300만 원 청구서였습니다.
["청구를 안 하는 방법이 없냐니까, 제가 기초 생활수급자면 (청구)안 하는 걸 고려해볼 수 있대요. 그러니까 제가 숨이 끊어져야 청구 안 하는 거예요."]
서울시교육청은 이 씨 재판 보도가 나온 후, 뒤늦게 소송비용 청구 포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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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원 기자 (hey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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