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노후 교량 "녹슬고, 깨지고, 갈라져… 불안한 낡은 다리" [현장, 그곳&]
시·군 관리 3천개 넘어 대책시급... 道 “全 교량 집중안전점검 시행”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다리를 어떻게 마음 편히 지나다닙니까?”
6일 오전 양평군 양평읍 공세1리와 회현리를 잇는 총길이 180m의 흑천교. 1972년도에 지어져 50년이 넘은 교량의 구조물이 이곳저곳 부서져 있었다. 다리 난간 주변에는 깨진 콘크리트 조각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도로 곳곳에는 균열이 생겨 이곳을 통행하는 차량들이 곡예운전을 펼쳤다.
인근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는 서정분씨(62·여)는 “매년 여름마다 교량이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올라 부식이 심한 데도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면서 “다리 근처를 지나다닐 때마다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화성시 양감면 사창리의 사창교(총길이 21m). 준공된 지 34년이 지난 이 교량도 곳곳에 균열이 생겨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교량의 다리 역할을 하는 교각은 녹슨 채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고, 갈라진 틈으로 보이는 내부 콘크리트에도 금이 간 상태였다.
준공 40년이 넘은 가평군 가평읍 마장리의 엽광교(총길이 144m)는 상태가 더 심각해 보였다.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낙교 방지 장치 틈이 3~4㎝씩 벌어진 채 깨져 있어 내부 철골 구조가 훤히 들여다 보였다. 외벽에는 이끼가 잔뜩 껴 있어 관리 없이 방치된 지 수년은 지난 듯했다.
지난 5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도내 교량에 대한 면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정자교처럼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교량도 많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도에서 관리하고 있는 교량은 총 718개로 이 중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교량은 122곳(17%)에 달했다. 도의 관리 교량 외에도 각 시·군이 관리하는 교량이 3천여개에 달하는 만큼 노후 교량 수는 이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정자교도 관리주체가 성남시다.
이와 관련,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오래된 교량일수록 내진성능 보강기술 등 강화된 설계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위험도가 높아진다”면서 “우선 정자교 붕괴 원인을 파악한 이후에 점검주기와 항목 등을 새롭게 고려해 안전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도내 모든 교량을 대상으로 집중안전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시군에서 관리하는 교량에 대해서도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공문을 내려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성남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 이후 인근 불정교와 수내교 등에서도 보행이 통제됐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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