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개월물 국채 금리, 10년물보다 1.5%P 더 높아…깊은 침체 예고?[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4. 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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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고용시장이 급랭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증시를 내리 누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장단기 국채수익률 역전 현상이 날로 심화돼 깊은 침체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원래 국채 수익률은 만기가 길수록 올라가야 한다. 오래 보유하는데 대한 대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 연준(연방준비제도)이 향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반영되며 장기 국채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더 낮아진다.

장기물이 단기물 국채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미국 채권시장에 나타나기는 1년 가까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는 침체가 아니다. 지난해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은 경기 침체를 예고한다기보다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서 단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랐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만기 2년 이하의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연방기금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이 언제나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물과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의 역전은 거의 예외 없이 경기 침체로 귀결됐다.

5일(현지시간) 10년물에서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을 뺀 스프레드는 -1.558%포인트에 달했다. 3년물 국채 수익률은 4.8% 수준인 반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3%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마이너스 스프레드는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금리가 8~9%에 달했던 1980년대 후반보다 더 낮은 것이다.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를 미래 경제 성장을 예고하는 지표로 사용하는데 선구자 역할을 해온 듀크대 캠벨 하비 교수에 따르면 10년물과 3개월물 국채 수익률 사이의 큰 차이는 "깊은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가리킨다.

하비 교수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10년물과 3개월물 사이의 현재 수익률 역전 정도가 "놀랍고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역전의 정도는 경제 성장률의 큰 폭 둔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경기 예측 모델은 깊은 침체를 예고한다"고 밝혔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0월에 처음으로 3개월물 국채 수익률 밑으로 떨어졌다. 하비 교수는 이 때만 해도 미국 경제가 하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에도 마켓워치와 전화 통화에서 스프레드가 경기 침체를 예상할 만큼 오랫동안 충분히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신호"일 수 있으며 연착륙(소프트랜딩)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 곡선이 뒤집혔다는 것은 은행들이 예대금리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벌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장기 대출에 대해 예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대출 금리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하비 교수는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은행들의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이날 민간 고용조사회사인 ADP는 지난 3월 민간 부문 취업자수가 14만5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21만명 증가를 밑도는 것이다. 전날(4일) 노동부는 지난 2월 기업들의 구인 규모가 990만명으로 21개월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용시장 동향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중요한 지표로 여겨졌으나 이번주 들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6일엔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발표된다. 매주 나오는 지표지만 고용시장의 갑작스러운 둔화 신호가 관심을 끌고 있어 시장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이날 연준 내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고용시장 약화를 보여주는 최근 지표들에 대해 어떤 의견을 피력할지 주목된다.

6일은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이다. 7일은 성 금요일로 금융시장이 휴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인 노동부가 발표하는 취업자수 증가폭과 실업률이 7일에 공개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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