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화가, 작품 속 이야기 만나다

2023. 4. 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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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 앵커>

1960~70년대 독일로 갔던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지금은 노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던 젊은 날이지만 현재도 자기 계발을 하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분들이 많은데요.

여든 생일을 맞은 파독 간호사의 그림 전시회와 그림토크가 열렸습니다.

그 현장 박경란 글로벌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경란 국민기자>

(독일 베를린)

여든의 작가 얼굴에서 아홉 살 소녀의 모습이 스쳐 갑니다.

예술적 끼가 많았던 그녀는 독일에 온 후 그림과 사진의 꿈을 키웠습니다.

현장음>

"1970년 9월 30일에 독일 베를린으로 오게 됐어요, 그때 당시의 파독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가지로 많이 들으셨겠지만, 70년도에는 매달 1월~9월까지 한 대에 250명 타는 비행기가 매달 한국에서 독일로 한국 간호사들을 실어 날랐었어요"

1987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유득순 작가는 올해 여든 생일을 맞았는데요.

그동안 삶의 흔적이 그림 한 점 한 점에 담겼습니다.

인터뷰> 이명숙 / 단비갤러리 대표

"(유득순 작가) 집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꽁꽁 싸놓은 그림들이 있다고 해서 한번 보고 싶다고 했죠."

동양화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당시 독일에 온 한국인 화가에게 3개월 그림을 배우고 한국에 가서도 틈틈이 익혔습니다.

현장음>

"(동양화를) 배울 데가 없어서 어떡할까요? 그랬더니 (한 화가가) 이번에 휴가 가면 내가 아는 사람 소개해줄 테니까 한국에 가서 배워서 오라고..."

(유득순 작가 그림 토크 / 독일 베를린)

이번 그림 토크에는 작가의 그림으로 작품 속 이야기로 만나보기 위해 여러 세대가 함께 했습니다.

인터뷰> 안윤찬 / 중학생

"한국의 현대사나 조선사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마침 전시를 한다고 해서 그림 그리는 것도 재미있었고 '(유득순) 할머니가 생각한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방문하게 됐습니다."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했던 파독 간호사 동료들도 그의 전시회를 축하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인터뷰> 정유선 / 파독 간호사

"그동안에 보지 못했던 그림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작품 속에서 평온한 느낌도 느껴져서 그린 작품 하나하나에 다정함과 사랑, 고향의 (그리움도 느껴졌고)..."

그림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참석자들의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음>

"마치 한평생 그림 그리는 사람처럼..."

오래전 둘째 아들을 먼저 보내고 그린 작품 설명에서는 모두가 숙연해졌습니다.

현장음>

"그때가 3월이었는데 이것은 무엇이냐면 아들이 죽을 때 심적인 고통과 몸이 굉장히 아파서 (병원에서) 휴양을 저 남쪽에 보덴제에 있는 쪽으로 보내줬는데 그곳에 가면서 보니까 벌써 가을이 되고 낙엽이 빨갛게 물들어 있어요, 그제야 처음 느낀 게 벌써 가을이네, 우리 아들은 봄에 죽었는데 나는 가을이 되도록 전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고 그 시간까지..."

유득순 작가는 그림과 함께 일상을 사진으로도 남기고 지금은 서예도 익히며 열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간호사로 작가로 끊임없이 달려온 유득순 작가의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일까요?

인터뷰> 유득순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생활을 잘 마무리해서 이 세상에 왔다 가는 (인생을) 보람있게 살았으면 하는 거예요."

올해는 한독수교 140주년이자 파독 60주년입니다.

뜻깊은 해에 따스한 봄날 같은 그림 전시와 파독 간호사 작가와 함께한 그림 토크는 감동과 행복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국민리포트 박경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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