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없다"…아비트럼(ARB) 둘러싼 논란, 왜?

황두현 2023. 4. 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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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논란' 아비트럼(ARB)…신뢰도 타격
첫 거버넌스 제안 'AIP-1', 투명성 부족으로 반대 부딪혀
커뮤니티 승인 없이 ARB 판매…"더 이상 믿을 수 없어"
새로운 제안 내놓은 아비트럼, 신뢰 회복 가능할까


거버넌스 토큰 출시와 함께 대규모 에어드랍을 실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레이어2(L2) 솔루션 아비트럼(ARB)이 '깜깜이 매도' 및 거버넌스 제안 논란 등으로 홍역을 앓고있다.

아비트럼 재단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거버넌스 토큰 'ARB' 발행 소식과 함께 총 유통량의 12.75%인 12억75000만개의 ARB를 커뮤니티와 아비트럼 생태계 탈중앙화조직(DAO)에 제공하는 대규모 에어드랍을 발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아비트럼의 일일 트랜잭션은 기존 최대치였던 110만3398건을 넘어선 131만2052건을 기록했고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에서의 거래량은 1억8000만달러를 돌파했다. 동시에 시가총액 16억달러를 넘기며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30위권에 안착했다.

총예치 자산(TVL) 또한 에어드랍 발표 이후 일주일간 22% 급등한 21억8000만달러로 성장하며 이더리움, 트론(TRX), BNB체인의 뒤를 잇기도 했다.

 "ARB 7.5억 개, 재단이 쓰겠다"…커뮤니티 반응은 '싸늘'

이처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아비트럼 재단의 첫 거버넌스 제안인 'AIP-1'이 커뮤니티의 반대에 부딪혔다. 왜 ARB 7억5000만개를 온체인 프로세스 없이 사용해야 하는지, 이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누가 이 자금을 관리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해당 제안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고 나선 것.

아비트럼 재단이 제안한 AIP-1은 ARB 총 공급량인 100만개의 7.5%인 7억5000만개를 특별 보조금 명목으로 재단에 할당하고 온체인 프로세스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비트럼 DAO의 멤버인 블록웍스 리서치는 "10억 달러 규모의 ARB 7억5000만개를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제안서에 언급된 3명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아울러 이들만이 지갑의 유일한 서명자인지도 확실히 해야 한다"며 "토큰이 어떻게 사용되고 분배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니스왑의 경우 아비트럼 재단의 제안보다 10배 이상 적은 7400만달러로 재단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음을 지적하며 "10억달러 규모의 토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믿기가 힘들다. 이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부금 절차, 토큰 보유 방식 및 감독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는 해당 제안에 찬성할 수 없다. 그동안 자금이 불투명하게 사용된 사례를 수없이 봤다"고 부연했다.

"'깜깜이 매도' 아비트럼 믿을 수 없다"…신뢰 회복 가능할까

아비트럼 재단 지갑 주소 트랜잭션 / 사진=이더스캔 캡쳐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비트럼 재단이 'AIP-1' 투표가 끝나기도 전에 5000만개의 ARB를 할당하고 이 중 1000만개를 현금화했다는 사실이 지난 2일 밝혀진 것이다.

이날 아비트럼 재단 측은 공식 포럼을 통해 "논란이 되는 'AIP-1'는 제안이 아닌 이미 내려진 결정에 대한 비준이었다"며 "재단은 운영 목적을 위해 이미 일부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을 전환하는 등 DAO의 이익을 위해 토큰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들은 "아비트럼 재단은 락업된 것으로 알았던 토큰 수량을 덤핑했고 이에 대한 내용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AIP-1'이 제안이 아닌 비준이라면 이를 왜 스냅샷 투표로 진행했느냐"며 "DAO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거버넌스 투표가 아무 의미가 없다면 ARB는 투기성 '똥 코인'과도 같다. 재단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사진=아비트럼 재단 포럼 캡쳐


이에 아비트럼 재단은 지난 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무자본으로 설립된 별도의 법인이다. 운영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1000만개의 ARB를 판매한 것"이라며 "운영 비용은 모두 충당됐고 당분간 토큰을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커뮤니티의 제안에 따라 사용처를 세부적으로 나누고 토큰 사용을 투명하게 밝히는 보고서도 제출할 것"이라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아비트럼을 가장 커뮤니티 중심적인 레이어2로 개선하고 구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틀 뒤에는 남은 ARB 7억개의 베스팅 기간을 4년으로 설정하는 제안 'AIP-1.1'과 ARB 토큰 수의 임곗값을 500만 ARB에서 100만 ARB로 낮추는 'AIP-1.2'를 제시하며 "커뮤니티의 승인 없이는 남아 있는 ARB 7억 개를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

다만 이러한 논란에도 아비트럼의 가격은 지난주와 비교해 약 1.5% 하락하는 데 그쳤고 TVL은 오히려 전주 대비 2.6% 상승하는 등 해당 이슈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비트럼은 이날 현재 바이낸스 기준 전일 대비 5% 하락한 1.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뮤니티에 고지 없이 상당량의 토큰을 판매한 점, 'AIP-1'이 제안이 아닌 비준이라고 발언하며 거버넌스 투표의 의미를 퇴색시킨 점 등은 아비트럼 재단 측의 명백한 판단 미스"라며 "그런데도 TVL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만큼 커뮤니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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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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