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배낭여행 가기'‥끝내 못 이룬 주원이의 꿈
[뉴스데스크]
◀ 앵커 ▶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8년간 소송을 벌여왔지만, 변호사가 재판에 안 나가서 패소했다는 어이없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MBC는 박양의 어머니를 만나 인터뷰하고, 법원의 판결문도 확인해서, 박양이 당했던 학교 폭력, 그리고 어머니의 법정 다툼 과정을 다시 한번 살펴봤습니다.
법원도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 박 양이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가해학생이 아닌 박주원 양이 오히려 멀리 학교를 옮겨야 했고, 고등학교 때 다시 따돌림을 당했지만, 도움의 손길은 없었습니다.
먼저, 정상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글 쓰는 걸 좋아했던 주원이의 자작시 '지우개'.
"상처였고 개구리 돌맹이였던 그 말 그 행동, 너는 지워버릴 수 있냐"고 썼습니다.
2012년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한 친구가 주원이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너 좋아하지 않으니 조심해라", "남자친구를 채 갔다"며 헐뜯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초대된 익명 카톡 대화방.
누군지 모르는 네 명이 "머리를 썰어버리자", "너를 지구에서 바라지 않는다". "산소가 아깝다" 두 시간 동안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학원 화장실에서 물벼락도 맞았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점점 더 심하게 탈진을 했었고요. 어떤 날은 아이가 흠뻑 젖어서 물에 젖어서 온 날도 있었고‥"
어머니는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그 아이(가해학생)가 이렇게 교무실로 들어와요. 왔다갔다해요. 그러면 교무부장이 "어머니 쟤 보세요, 어머니 오신 거 알고 지금 저렇게 쟤가 와서 저런다‥" 더한 짓들을 하기 때문에 이제 자기들이 감당 못한다는 거예요."
오히려 주원이에게 전학을 권했습니다.
심지어 멀리 가라고 했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가까운 그 동네 다른 학교로 그럼 가겠다 했더니‥'가 봐야 똑같기 때문에 멀리 가셔야 한다'"
입학 8달 만에 서울 강남의 중학교에서 인천 강화도의 기숙학교로 옮긴 주원이는, 거기서 졸업했습니다.
가족들과 살고 싶어 고등학교는 다시 동네로 왔습니다.
또 적응 못한 채 따돌림 당했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툭툭 흘려요. 닭똥 같은 눈물을‥친하게 지냈던 애들이 모여서 욕을 하더라는 거죠."
수학여행 버스에 같이 앉을 친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 선생님도 돕지 못했습니다.
[이기철/고 박주원 양 어머니] "담임한테는 '번호순대로 좀 앉게 해주시면 안되겠냐'고 두 달 넘게 그렇게 호소를 했더라고요."
혼자 앉은 채 다녀온 수학여행 아흐레 뒤, 주원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강화도 중학교 친구에게 "장례식에 와 달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뒤였습니다.
주원이의 인생 버킷 리스트 21번은 '엄마아빠 해외여행 보내드리기', 42번은 '엄마랑 배낭여행 가기'였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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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남은주
정상빈 기자(js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156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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