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삼진아웃 보여줘야"… '지도부 리더십' 문제도 거론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실언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자 김기현 지도부의 리더십이 문제로 거론됐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김 대표. /사진=뉴스1

최근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잇달아 발생하자 당 내부는 물론 일반 누리꾼까지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강력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며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 추념식 등을 폄하하는 발언에 이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치켜세우는 듯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4·3 사건에 대해 "김일성의 지시로 자행된 만행"이라고 말했으며 조수진 최고위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하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시해 질타를 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대표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악역을 자처해 강력하게 경고조치,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갈 경우 지도부는 단명할 것"이라고 당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김기현 대표를 향해 "당대표는 원내대표와 달리 악역을 맡아야 한다"며 "대표가 악역을 자처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가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김 대표 체제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홍 시장은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같은 정치 행사가 열린 직후 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 데 우리당은 반대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윤(비윤석열)계 역시 날선 반응을 보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망언, 극우 발언 등으로 논란이 번졌을 당시 "당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김 최고위원에게는 들이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를 징계한 이후 당 윤리위 실종 사태"라며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기에 당연히 징계했어야 했는데 (지도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당을 향한 비판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최고위원 절반 이상이 실언을 내뱉었음에도 가만히 있는 여당 지도부에 실망이다" "징계를 내리지 않고 경고만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최고위원 3명이 실언 논란에 올랐으면 삼진아웃을 보여줘야 한다" "실언들에 공감해서 가만히 있는 것이냐"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최고위원들의 잇단 실언으로 정치권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엄격하게 행사하겠다"며 경고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