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묘지서 눈물, 광안대교서 탄성 …"부산 원더풀"
6일 오전 부산시 남구에 있는 유엔기념공원.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일행은 6·25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4만896명 전몰장병 이름 앞에서 울먹였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BIE 실사단은 이날 세계 유일의 유엔 기념묘지를 참배했다. 6·25전쟁 참전 유엔군 2320명의 유해가 묻힌 이곳에서 실사단은 세계 평화와 자유의 의미를 되새겼다. 부산시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원조를 받다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된 기적을 일군 세계 유일한 곳에서 엑스포를 개최해 개발도상국을 도울 때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사단은 6·25전쟁이 끝나고 재건의 희망을 싹틔운 부산이야말로 엑스포를 개최하기에 최적지라는 설명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오후 해운대 시그니엘 부산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항 북항은 18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개항했고 6·25전쟁 이후 전 세계의 원조 물자가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던 통로였다"며 "이런 역사의 땅이 엑스포를 통해 인류 문명의 보편적 가치를 제시하는 솔루션의 플랫폼으로 거듭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파트리크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정말 따뜻하고 뜨거운 환영을 받았고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15년 이상 한국 음식 팬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에 직접 와서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좋았다"며 "눈도, 입도 즐거운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부산은 너무나 준비가 잘돼 있다"고 평가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은 "20년간 엑스포 일을 했는데 부산 같은 열정과 환대는 처음"이라며 "길거리에서 만난 부산시민들도 가슴이 따뜻할 정도로 환영해줬다. 부산이 얼마나 엑스포를 열고 싶은지 전 세계에 제발 알려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 중앙정부 관계자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날 부산에 집결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향한 단결된 의지를 과시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에서 제4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원팀이 돼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에 이렇게 모였다"며 참석자들에게 모든 역량을 동원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회의에는 한 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지방정부를 대표해서는 이철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등 17개 시도 지자체 대표들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유치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 APEC 누리마루에서 개최된 BIE 실사단 환송 만찬에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실사단에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등을 일일이 소개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여야, 민관 구분할 것 없이 전폭적으로 부산세계박람회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찬에 참석한 한 국무위원은 실사단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Amazing(놀랍다)" "Busan has everything(부산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등의 표현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펼쳐진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쇼에서 실사단은 8만발 불꽃이 하늘을 수놓을 때 탄성을 참지 못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나이아가라' 불꽃과 2030 부산엑스포를 형상화한 불꽃 퍼포먼스가 이어지자 실사단은 '뷰티풀' '원더풀'이라며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불꽃쇼를 보기 위해 75만여 명의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으로 몰리면서 광안리와 해운대 일대 교통이 완전히 마비돼 평소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2시간 이상 지체되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 박동민 기자 / 서울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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