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필로폰 음료'... 왜 '메가 ADHD'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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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상 일당이 고등학생을 상대로 대놓고 마약 음료를 권했던 일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유명 제약사의 이름을 도용한 '메가 ADHD'라는 음료였지만, 실제 성분은 일명 필로폰이라 불리는 '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였다.
6일 경찰은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마약 성분의 음료를 판촉행사 명분으로 고등학생들에 시음시키고 이를 빌미 삼아 학부모를 협박한 일당 중 3명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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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수상한 일당이 중고교생에 마약이 든 음료를 권하다 붙잡힌 사건이 터지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조직을 뿌리 뽑으라"고 지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지난해 마약사탕을 전단지에 끼워준다는 소문이 돌거나 클럽에서 마약 등 약물 투여를 우려해 자신의 술병을 들고 다닌다는 점도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일당은 유명 제약사의 이름을 도용해 '메가 ADHD'라고 이름 지은 음료를 건넸다. 이 음료에서는 마약인 필로폰과 엑스터시 성분이 들어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필로폰이 ADHD 증상 개선?
일당은 학생들에게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문제의 음료를 권했다. 마약은 실제 이런 효과가 있을까. 역사적으로 보면 근거가 전혀 없는 거짓말은 아니다.
필로폰의 주성분은 메스암페타민이다.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개발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엔 군인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각성제로 복용되기도 했다. 피로 회복 효과가 뛰어나서 잠을 줄이면서 업무를 볼 수 있단 이유에서다. 독일 나치군의 수장인 히틀러가 이를 애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성분을 나치의 패배 요인으로 꼽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마약은 피로 회복 효과가 전혀 없다. 뇌를 속여 몸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작용할 뿐이다.
필로폰인 '메스암페타민'과 이름이 비슷한 암페타민은 널리 활용되는 약물의 성분이다. 국내에선 시판되지 않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 주의력결핍과다 행동장애(ADHD) 증상 개선 약물로 '애더럴'이 쓰인다. 애더럴의 주성분인 암페타민은 뇌가 도파민(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빠르게 분비하도록 만들어 단기간에 각성 효과를 낸다.
실제 소아·청소년이나 성인이 ADHD 진단을 받은 경우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경전달물질이나 뇌 회로에서 도파민 분비 등의 기능 이상이 생겼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통해 이를 교정해야 한다.
메스암페타민과 암페타민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는 점은 같다. 메스암페타민은 암페타민에 비해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능력이 크고, 도파민의 분해도 억제한다. 메스암페타민 복용 시 뇌의 도파민 수치는 코카인에 비해 3배나 더 많아져 최대 평소의 12배까지 증가한다.
그 부작용은 심각하다. 메스암페타민은 의존성이 매우 높고 소량으로도 도파민 수용체 작용을 반영구적으로 손상시킨다. 이렇게 되면 생물학적 본능이 부여하는 일체의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약효가 사라지면 섭식, 휴식(수면), 성행위에서 어떤 심리적 만족감도 느끼지 못하고 성취감이나 보람도 사라지기에 삶 자체가 고통으로 느껴져 심리적으로 우울해지고 불안정해지고 자살 충동이 생긴다.
메스암페타민은 ADHD 치료제의 성분인 암페타민과 도파민을 늘린다는 일부 특성만 동일할 뿐 전혀 다른 파괴적인 물질이다. 범인들은 크다는 뜻의 접두어 '메가'를 붙였다. 범인들 입장에서 작의적으로 해석하자면 'ADHD에 큰 효험이 있는 음료'란 의미로 '메가 ADHD'가 쓰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주의력 강화 약물이 있을까?
실제로 집중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어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약 성분은 있다. 수험생용 비타민에 자주 포함되는 성분인 테아닌이다. 노윤정 약사는 "'테아닌'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줄여서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에 집중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단백질, 오메가-3, 미네랄은 뇌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성분이며, 카페인의 각성 효과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마시기만 해도 기억력과 집중력이 좋아지는 약물은 없다. 집중력은 심리적 요소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나 불안을 주는 요소를 줄이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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