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타계… 그의 손길 묻은 작품들
지난달 28일 영화음악계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타계한 사실이 2일 국내에도 알려져 현재까지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는 작곡가뿐만 아니라 프로듀서, 피아니스트, 배우 등 예술계 전반에서 영향력을 펼쳤는데 특히 영화음악계에 남긴 족적이 크다. ‘마지막 황제’(1987년)를 작업하면서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던 그는 서구사회에서 오랜 기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만들며 전세계 대중들과 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았다. 떠나간 그를 추모하면서 그가 남긴 영화 속 음악을 살펴본다.
대중에게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사카모토는 팝과 클래식, 뉴웨이브, 일렉트로닉, 힙합, 보사노바 등 경계를 넘나들 뿐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 간극도 허무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로 매번 과감한 행보를 지속했다. 종횡무진하던 그였기에 그의 작업물들은 대중들의 머릿속에 늘 맴돌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 황제’의 OST였던 ‘Rain’,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년) 테마곡인 ‘Merry Christmas Mr. Lawrence’와 같은 곡들은 영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도입부를 듣자마자 익숙하게 다가오는 트랙이다.
특히 ‘Merry Christmas Mr. Lawrence’는 국내에선 1996년 발매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삼중주 버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영화 사운드 트랙으로 나왔던 버전은 일본의 전통악기가 자아내는 동양적인 무드로 둘러싸인 전자 음악이라는 점에서, 버전 별로 다른 매력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그는 오랜 기간 활동해오면서도 꾸준하게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가 작곡한 영화 ‘철도원’(1999년)의 주제곡은 일본 오리콘차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에 들어와서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년)를 통해 비올라와 첼로 등 현악기의 조합으로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음악을 만들며 건재함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가 작업한 30여편의 장편 영화 속 음악들 가운데, 한국과 연이 닿았던 ‘남한산성’(2017년) 속 음악 역시 짚어볼 만하다. 대금과 피리, 아쟁 등 한국의 전통 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당시 작업에서 사카모토는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역사적 상황 속 슬픔과 자존심이 얽혀 있는 영화의 주요 정서를 세밀하게 잡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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