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다양한 교과목에 ‘AI 접목’ 미래 디지털 시민 키운다 [꿈꾸는 경기교육]
교육계 안팎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가장 큰 변화를 맞는 곳 중 하나는 교육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급속도로 발전한 분야 역시 교육이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비대면 수업, 줌(ZOOM) 수업은 초기 여러 차례에 걸친 부작용을 겪기도 했지만 교육계가 언젠가는 도입해야 할 비대면 교육을 앞당겼다는 의미가 컸다.
이 같은 코로나19 과정 속에서 공통적으로 대두됐던 의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게 될 교육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다. 경기도교육청은 일찍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함은 물론 이를 정책 과제의 한 기틀로 잡아둔 상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역시 선거 과정은 물론 당선 뒤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 같은 디지털 창의역량교육의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도교육청은 최근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 229개교를 운영하면서 미래시대의 교육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섰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활용 수업을 모든 교과에 도입하는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가 미래디지털 시민으로 가는 교육의 첫걸음이라는 믿음에서다.
■ 디지털 창의역량 키울 학교들 선별... 총력 지원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는 모든 교과에 AI를 융합한 교육을 하고, AI 및 디지털 활용 수업을 도입하는 학교를 말한다. 이들은 정보교육부터 과학, 수학, 인문·사회, 예술·체육 등 다양한 교과와 연계해 AI 원리를 배우고, 디지털 환경 및 AI 활용 수업을 통해 디지털 소양을 키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은 AI·디지털 수업역량 강화 연수에 참여하고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기본적 교육 환경을 조성한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를 선정하기 위해 학교 구성원 간의 숙의를 통해 ‘디지털 역량 강화’를 학교 자율과제로 운영하길 희망하면서 추진 과제 실천을 통한 우수사례 확산 및 공유에 의지가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25개 교육지원청에서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각 학교 수요 등을 검토한 뒤 선정 학교 및 학교별 예산을 책정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각 학교가 지난 3월 제출한 계획안은 각 교육지원청의 선정 심사를 거쳤고, 이후 교육지원청은 도교육청에 이 같은 결과를 제출해 최종적으로 229개교를 선정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 운영을 위해 도내 초·중·고교 229개교에 총 25억원의 예산을 지원, 각 교육지원청을 통해 학교별 운영비를 교부할 방침이다. 또 지역별 현장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이 같은 성과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교육지원청별로 현장지원단을 구축해 운영교를 직접 방문, 컨설팅을 하는 것은 물론 학교자율과제 실행 과정에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학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다양한 교과에 AI 접목... 인공지능 소양 키운다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에서는 각각 학교 자율과제와 연계해 운영해야 할 추진 과제들이 주어진다. 우선 AI 원리를 다양한 교과와 연계해 AI 융합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전 과목에 도입한 소프트웨어(SW)·AI 융합교육은 교과별 성취기준을 달성하면서 AI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교육들로 이뤄져야 한다. AI 소양이란 인공지능 문제해결력과 데이터 문해력, 인공지능 윤리의식 등을 두루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AI 융합교육은 학생들이 다양한 데이터를 직접 시각화해보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한 흥미를 유발해 각종 교육내용을 체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시각화와 분석을 주제로 한 수업의 경우 ‘내가 바로 대한민국 관광가이드’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 기초 및 여행지리에 대한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수업이 있다. 총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 이 수업은 1차시에는 국내 문화재 현황을 담은 정형 데이터를 시각화해 문화재 지도를 그리는 수업을 진행한다. 2차시에는 국내 문화재 현황을 시각화한 자료를 토대로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도출해내며 3차시에는 여행자의 목적과 지리적 요소를 고려한 관광 안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데이터 문해력을 향상하기 위한 이 수업은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어진 데이터가 갖는 속성이나 역할과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 종교나 건축, 음식 예술 등 다양한 문화로 널리 알려진 지역을 사례로 각 문화의 형성 배경과 의미를 이해하고 관광적 매력을 끄는 이유에 대한 탐구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 여행이 줄 수 있는 매력을 사례 중심으로 탐구하며, 우리나라의 다채로운 문화여행을 주제로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선정하고 소개하는 역량 등을 키운다.
■ AI 활용한 작곡까지...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 키운다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에서는 AI와 디지털을 활용한 수업들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디지털 교과서와 에듀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기반 수업을 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교육환경 및 AI 활용 수업을 통해 디지털 소양의 향상을 도모한다.
AI와 디지털을 활용한 수업은 예컨대 AI 음악과 음성으로 완성하는 소설 오디오북이란 주제의 수업이 있다. 이 수업은 음악 교과 수업으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1차시에는 딥러닝 기반의 AI 작곡 사이트 ‘아이바(AIVA)’로 AI 작곡 체험을 하고, 2차시에는 소설 장면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직접 작곡하면서 악기 편성 등의 음악 요소에 대한 학습을 한다. 3차시에는 브루(Vrew·문자를 음성으로 출력하거나 영상을 제작하는 사이트)를 활용해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제공한다.
특히 이 수업에는 AI 음악 저작권에 대한 토론까지 포함돼 있다. 이는 문화계에서 AI를 활용한 음악이 저작권 저촉을 받는지 등에 대해 활발하게 탐구하고 있는 것과 결을 같이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AI를 활용한 각종 정보기술의 발전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고찰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 시민 주도권 키우기’ 역량 집중
도교육청은 이번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를 통해 AI와 디지털 소양을 기반으로 미래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주도성을 키우는 디지털 창의역량교육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원들 역시 적극적으로 연수에 참여해 이 같은 수업을 익히고, 이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또 디지털 창의역량교육을 하는 학교별로 서로의 교육활동을 공유하고 지역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수사례를 나누는 등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도교육청은 지역 내 학교 수업 공개와 성과나눔회 등을 개최해 우수 사례를 공유,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확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도교육청은 실천학교 외에도 인공지능 교육 선도학교 250개교와 인공지능 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 10개교를 운영해 인공지능 교육 확산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갈 계획이다.
조영민 도교육청 미래교육담당관은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 운영으로 모든 교과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미래 디지털 시민으로서 인성과 주도성을 키울 수 있도록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활성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란
모든 교과에 AI를 융합한 교육을 하고, AI 및 디지털 활용 수업을 도입하는 학교.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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