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범’ 이경우 근무지 압색

‘강남 납치·살인’ 사건 수사
배후 지목 유씨, 착수금 의혹 부인
“4000만원 차용증 쓰고 빌려줘”
네 번째 공범 강도예비 혐의 구속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가 6일 주범 이경우(36·구속)가 근무한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도 이 사건 관련 전담수사팀을 서울중앙지검에 설치했다. 배후로 지목받는 유모씨 부부 측은 착수금 4000만원 의혹과 관련 “착수금이 아니라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유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건넨 4000만원이 피해자 A(48)씨 납치·살인을 의뢰하며 지불한 ‘착수금’ 성격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경우가 범행 전까지 사무장으로 일하던 서울 서초구의 한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유씨 부부와 피해자 A씨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에서 비롯한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얽혀 있다. 이경우는 2021년 초 P코인 폭락으로 손실을 보자 유씨의 아내 황모씨를 찾아가 가상화폐를 빼앗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피해자 A씨도 공동공갈 혐의로 수사받았으나 불송치됐다. 이 사건 이후 유씨 부부는 이경우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등 관계를 회복했지만, A씨와의 관계는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변호인은 전날 오후 10시쯤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부가 2021년 이경우에게 3500만원을 빌려주면서 변제 기간 5년, 이자율 2%로 차용증을 썼다”고 밝혔다. 다만 유씨가 비슷한 시기 이경우에게 따로 건넨 돈 500만원은 차용증을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씨 부부는 살인을 의뢰한 것이 아니라 이경우가 재력가인 자신들에게 수년에 걸쳐 돈을 요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김수민 형사3부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검사 총 4명을 투입해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경우, 황대한(36·구속), 연지호(30·구속)를 이르면 오는 10일 송치할 예정이다. 공범인 20대 이모씨도 이날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됐다. 이씨는 황대한으로부터 범행 제안을 받고 피해자를 미행하는 등 가담했다가 중단한 혐의를 받는다.

김나현·이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