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기적, 기록 남겨야" VS "새 종이 위에 멋진 글 쓰겠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사진=연합뉴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사진=연합뉴스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승부를 앞둔 양 팀 감독이 선수들의 승리욕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흥국생명과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최종 5차전을 치른다. 2승 2패로 맞선 상황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이날 경기에서 이긴 팀이 최종 챔피언에 등극한다.

도로공사는 인천에서 열린 1, 2차전을 잇달아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가 안방인 김천에서 3, 4차전을 잡고 극적으로 5차전이 열리는 인천으로 올라왔다.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1, 2차전을 내준 뒤 3, 4차전을 이긴 경우는 도로공사가 처음이다.

도로공사는 내친김에 5차전을 이겨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을 노린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경기 전 시즌 마지막 미팅에서 “우린 이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며 “이제 우리가 쓴 기적이 기록에 남느냐, 배구팬 기억에 잠시 스치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고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우리가 여기까지 올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우리는 잃을 게 없으니까, 부담 없이 과감하게 플레이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1, 2차전은 우리 선수들의 몸 상태가 안 좋았고 상대 팬들 응원 소리에 압도됐지만 이제는 우리 선수들에게 면역력이 생겼을 것”이라며 “양 팀 모두 지친 상황인 만큼 정신력 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신력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점은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동의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에너지와 정신력에서 앞선 팀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3, 4차전은 우리 선수들이 리드를 지키지 못해 세트를 내줬는데 오늘은 모든 세트를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홈에서는 도로공사를 상대로 전승을 거뒀지만 지난 경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배구는 매일매일 새로운 종이에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다. 오늘 경기도 새로운 종이 위에서 최선을 다해 멋진 글을 써보겠다”는 멋진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허벅지 통증을 안고 뛰는 세터 이원정의 선전도 당부했다. 그는 “오늘은 시즌 마지막 경기”라며 “다음 경기는 (프로배구 컵대회가 개막하는) 7월에나 열리는 만큼 오늘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