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위 지키며 끝맺자” “불가능을 가능으로”...흥국-도공, 女배구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은?
한 팀만 웃는다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안방에서 기어코 웃을 수 있을까.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2022~2023시즌 V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안방이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도로공사가 타고 있다. 흥국생명이 1·2차전을 내리 손쉽게 따내면서 일찌감치 끝날 듯 보였던 챔피언 결정전 승부는 도로공사가 안방에서 열린 3·4차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잡아내면서 결국 5차전까지 왔기 때문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확률은 흥국생명을 가리킨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14번의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가운데 1·2차전을 이긴 다섯 팀이 모두 정상에 올랐다. 1·2차전을 모두 내주고도 우승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은 100%, 도로공사는 0%의 확률에 기대는 셈이다.
양 팀 감독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53·이탈리아)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5차전을 앞두고 “우리가 리드하던 상황에서 따라잡히는 등 배구에선 흰 종이에 뭐든 쓸 수 있듯이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오늘만큼은 계속 우위를 지키며 잘 끝맺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큰 경기에선 정신력과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적으로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와 정신력을 가진 팀이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2경기까지 포함해 인천 안방에선 도로공사를 상대로 5전 전승을 달리는 등 압도적인 기세다. 흥국생명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등에 업고 이날 경기에 나선다.
그래도 5차전까지 끌고 오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도로공사다. 김종민(49) 도로공사 감독은 “3·4차전을 이기면서 분위기를 저희 쪽으로 끌고 왔다”면서 “마지막 5차전엔 누가 얼마만큼 대범하게 하느냐의 큰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승부 변수를 꼽았다. 이어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이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너희가 이렇게 경기를 할 것이라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아니면 잠시 배구팬들의 기억에 남기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고 얘기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끝내 웃는 흥국생명이냐, 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reverse sweep)’에 성공하는 도로공사냐. 누군가는 이 승부에서 질 수밖에 없다.
/인천=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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