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엑스포 개최할 만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
평화의 상징 유엔기념공원 방문해…“가슴이 찡했다”
오후 실사단 기자회견서 “대단한 경험해”
“부산 이니셔티브, 흥미로운 개념”
“일본 이어 아시아 연속 개최 패널티 없어"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을 느끼기엔 사흘이면 충분했다. 그들의 눈에 비친 부산은 완벽했다. BIE 실사단이 부산 현지 실사를 6일 사실상 마무리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준비상황을 점검한 BIE 실사단은 이날 “부산은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만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실사단 단장인 파트릭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에서 4박 5일간 진행한 현지실사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실사단은 세계 유일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부산 엑스포의 가치 중 하나인 ‘나둠과 돌봄’의 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실사단 중 슈페히트 단장을 비롯한 4명은 독일·그리스·프랑스·이탈리아 국적으로 6·25 전쟁 참전국이다.
유엔기념공원으로 들어선 실사단은 유엔군 초대 총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이 사용한 최초 유엔기가 보관된 기념관과 참전 국가의 국기와 유엔기가 연중 게양된 상징구역을 둘러봤다.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가 잠들어 있는 주묘역을 찾았고 별도의 참배행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곧바로 영연방 위령탑,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 등을 둘러봤다.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 앞에서는 어린이 합창단이 공연을 펼쳤다. 합창단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을 위한 추모의 곡인 ’Amazing Grace‘와 전 인류가 전쟁 없는 미래와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의 곡인 ’We are the World‘를 선사했다.
이후 실사단은 도은트 수로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유엔기념공원에 주묘역과 녹지지역 사이에는 수로가 있는데 이곳에 안장된 최연소 전사자인 호주 병사 도은트의 성을 딴 ’도은트 수로‘로 이름 지어졌다.
전 세계 유일한 ‘유엔군 묘지’인 유엔기념공원은 국제협력과 연대의 상징이자 세계 공통의 가치인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곳이다.
유엔기념공원에는 1950년 6·25 전쟁 때 유엔의 깃발 아래 뭉친 해외 참전용사 중 한반도 땅에서 전사한 11개국 유엔 전몰장병의 유해 2320구가 잠들어 있다.
‘전우 곁에 묻히고 싶다’는 참전용사의 사후 안장도 잇따르고 있으며 해마다 수많은 세계 각국의 참전용사와 유족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처럼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전쟁을 겪은 대한민국과 당시 피란수도였던 부산의 역사가 담긴 장소다.
실사단이 실사 마지막 날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이유는 부산시가 2030세계박람회에 도전장을 내밀며 ‘나눔과 돌봄의 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위해서다. ’나눔과 돌봄의 장‘은 부산엑스포의 3가지 부주제 중 하나다.
시는 유엔기념공원에서 부산은 한국전쟁의 아픔을 딛고 현재는 제2도시로 성장했고 지금은 세계 각국에 성장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강조하며 엑스포 개최의 역사적 당위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산 엑스포가 최대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부산 이니셔티브’는 한국의 성장 경험을 회원국에 공유해 기후변화, 식량문제, 미래세대 인력 양성 등 각국이 처한 다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실사단 실사 기간 ‘부산 이니셔티브’의 가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2030부산엑스포 준비상황 점검 마친 실사단, 어땠나
슈페히트 단장은 이날 현지실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정말 따뜻하고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면서 “환대와 관련해 부산은 엑설런트(탁월)하다.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부산시민의 엑스포 유치 열기를 평가했다.
슈페히트 단장은 최근 실사를 마친 경쟁도시인 사우디 리야드 실사와의 결과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비교하지 않는다. 각각의 프로젝트는 장점만 서로 비교한다”며 말을 아꼈다.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도 “도시끼리 비교하지 않는다. 동일한 엑스포라도 개념도 다르고 도시고 사람도 다르다”며 “중요한 것은 각각의 실사단이 방문했을 때 어떤 타당성 옵션을 제공하는가 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것에 대해 “가슴이 찡했다”면서 “국제 커뮤니티가 부산과 한국에 주는 의미를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산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엑스포의 배경이 되는 아이디어로 너무 흥미로운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한국정부가 회원국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6개월짜리 행사가 아니다.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가간 파트너십을 맺고 오는 11월 총회가 끝나자마자 유치에 성공하든 안하든 한국은 전 세계와 파트너십 시작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5년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 이어 연속으로 아시아에서 유치를 신청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각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할 법규는 없다”고 명확히 했다. 사무총장은 “과거에도 아시아에서 연달아 개최됐다. (회원국들이) 지리적 로테이션을 생각하며 투표하지 않는다. 최근에도 모두 그 지역내 개최된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엑스포 부지인 북항 재개발 등 부지 활용 계획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현재 부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라면서도 “부산시가 모든 것을 없애고 새로 준비할 수 있을 거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완전히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라면 많은걸 해야 하는데, 이미 도시화가 되었다는 건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장점이라 생각한다. 완전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적시에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이즈 레디(부산은 준비를 마쳤다)’를 확실하게 보여드린 후회 없는 실사였다고 자평하고 싶다”면서 부산에 대한 좋은 평가를 당부했다.
또 “국가의 명운을 걸고 엑스포를 유치하겠다고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월드컵, 올림픽 때도 없었던 만장일치 결의문을 채택해 초당적 지지를 보내준 국회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BIE 실사단은 지난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서울과 부산에서 4차례 2030부산엑스포 유치 계획에 대한 발표를 듣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등 꼼꼼하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 쇼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실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실사단은 7일 오전 에어부산이 제공하는 특별 전용기를 이용해 부산 김해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뒤 귀국 항공편에 따라 순차적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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