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마크롱, 정상회담…우크라·무역 등 양국 협력 강조

김윤지 2023. 4. 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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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中과 디커플링 추구 美와 입장차
習 '다자주의' 강조하며 극진 대우
"中 관행적 차별"…EU위원장은 매파 역할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정치·경제 등 전방위에서 갈등하는 미중과 달리 중국과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서로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AFP)
6일 중국 관영 중앙(CC)TV·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공동의 노력으로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오늘날 세계는 심각한 역사의 변화를 겪고 있으나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전통을 가진 대국으로서 이견을 넘어서 양국간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큰 방향을 견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한 리창 총리는 양 정상의 만남에 대해 “세계 평화와 안정 증진 차원에서 중국과 프랑스, 중국과 유럽 간 협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흘 일정으로 전일 베이징에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은 첫 일정인 주베이징 프랑스 대사관에서 교민 및 취재진과 만남에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은 대중국 무역과 외교관계를 축소하는 것에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과 중국의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어떤 형태로든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있다는 결론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서방과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이 시나리오를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AFP)
대중국 관여를 강조한 마크롱 대통령의 일관된 발언은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를 주도하는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를 비롯해 철도회사 알스톰, 명품 브랜드 그룹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에너지 업체 EDF 등 자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50명을 대동해 ‘경제 실익’ 확보에 나섰다.

이에 대해 리서치 전문업체 로디움 그룹의 유럽·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 연구원은 “이는 본질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프랑스의 신뢰이자, 프랑스가 미국의 접근법에 전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응하듯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을 극진히 대우하고 있다. 중국은 두 사람은 6일 오후 정상회담에 이은 만찬에 이어 7일 남부 광저우에서도 또 한 차례 만나 만찬 회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 주석이 베이징 이외 지역으로 이동해 다른 나라 정상을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집권 3기 취임 후 처음 맞이하는 국가수반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중국을 찾은 스페인·말레이시아·싱가포르 총리는 정부 수반으로 리 총리가 공식 환영식에 참여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원했던 양국 간 교류를 재개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GT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중 무역과 관련해 유럽연합(EU) 내부의 분열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위기 속에서 미국은 유럽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은 그 와중에 자국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에 유럽은 미국과의 동맹을 재고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마크롱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사흘 일정으로 전일 중국을 찾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6일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의 양자회담 이후 3자 회담에 참석했다.

일각에선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라이엔 위원장이 중국을 동시 방문해 유럽을 대표하는 ‘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 역할을 각각 맡아 우크라이나 전쟁, 대중 무역과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과 EU 관계에서의 우호적 관계를 주도한다면, 폰데라이엔 위원장이 “중국은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지만 EU 기업들은 많은 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발언하는 등 매파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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