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그냥 안 벌고 말지”...외면받는 초단기 적금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4. 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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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달부터 1개월 만기 적금 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해당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질 이자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소비자 반응이 미지근하다. 1개월 만기 적금과 비슷하게 단기 자금 예치에 적합했던 기존 파킹통장 상품 금리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은 대기자금을 넣을 만한 마땅한 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7일부터 ‘하나 타이밍 적금’을 리뉴얼해 1개월 만기 상품을 선보인다.1개월 만기를 선택할 경우 금리는 연 3.95%가 적용된다. 앞서 지난 3일 IBK기업은행도 ‘IBK D-day 적금’을 개편해 최소 가입기간을 1개월로 단축했고 케이뱅크는 ‘코드K 자유적금’의 가입기간을 1개월, 3개월로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폭을 넓혔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2일부터 1개월 만기 설정이 가능한 ‘KB 특별한 적금’을 출시한다. 1개월 만기를 선택해도 최고 금리는 연 6%가 적용된다. 신한은행도 이달 중 초단기 적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들어 투자처나 예금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초단기 적금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막상 출시된 이후 소비자 반응은 뜨겁지 않다. 1개월 적금은 가입기간이 짧아 쏠쏠한 이자 혜택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1개월 만기 적금 상품 중 가장 금리가 높은 ‘KB 특별한 적금’의 경우 월 최대 불입액이 30만원에 불과하다. 우대금리 등을 다 합쳐 최고금리인 6%를 적용받는다고 해도 만기 때 수령하는 이자는 세후 1300원 수준이다. 30대 프리랜서 서모(36) 씨는 “급여가 일정하지 않아 자투리 돈을 소액 적금이나 단기 예금 여러 곳에 넣어두며 조금씩 이자를 챙기고 있는데 1개월 만기 적금보다는 1개월 만기 예금이 더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대기자금을 예치하기 적합했던 파킹통장 금리도 연일 하락세다.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매일 최종 잔액에 대해 이자를 계산해 지급하는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은 파킹통장인 ‘WELCOME 직장인사랑 보통예금’ 금리를 지난달 두 차례 인하했다. 최고 연 3.8%였던 금리는 현재 연 3.2%로 적용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파킹통장 ‘제일 EZ통장’은 지난 3일부터 우대금리를 0.5%포인트 낮춰 신규 가입자에게는 최대 연 3.6%가 적용된다.

1개월 만기 적금은 대기자금을 넣는 용도보다는 저축습관을 들이는 용도로서 의의가 더 크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더욱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초단기 만기 적금을 출시했다”며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저축 자금 여력이 크지 않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는 고객들은 1개월 만기 적금으로 저축습관을 만들기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 곳을 잃은 대기자금은 최근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598조원으로 1월 말에 비해 두달 사이 약 25조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으로 언제든 돈을 옮길 수 있는 자금이다.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고 증시 불황이 지속되며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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