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브라질의 트럼프` 보우소나루도 경찰 조사, 결국 기소될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 전 브라질 대통령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는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사치품을 몰래 빼돌렸거나 밀반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철을 그가 밟을 지 주목됩니다.

5일(현지시간) CNN 브라질 등 현지 언론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연방경찰 본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떨어진 후 지지자들을 선동해 소요와 폭력을 일으킨데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에 또 한 가지가 더해진 셈입니다. 그는 조사를 받고 나왔지만 수사관들의 질문에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부부는 재임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다이아몬드 장신구 등 사치품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2021년께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벤투 아우부케르키 전 광산에너지부 장관 특사단 소지품에선 1650만 헤알(약 41억원) 상당의 장신구가 무더기로 적발된바 있습니다. 1000 달러(약 130만원)를 초과하는 품목은 세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미신고 물품으로 분류된 귀걸이 등은 모두 세관에 압수됐지요.

그러나 이후 재무부, 광산에너지부, 외교부 등이 해당 장신구를 여러 차례 회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현지 매체는 폭로했습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의 압박이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보우소나루는 롤렉스 시계를 포함해 외국 정부에서 준 고가의 선물을 최근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일부를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이 행위가 횡령 혐의에 해당하는지도 조사 대상입니다.

브라질 법에 따르면 '대통령 자격'으로 외국 정부 또는 정부 수반에게서 받은 선물은 국가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소장할 수는 없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횡령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장 12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어떠한 잘못도 저지른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취임 이틀 전에 브라질을 떠나 미국에서 지내다 지난달 30일 귀국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