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아기 코끼리가 사자에 둘러싸이자 어른 코끼리는?…“리더가 되고 싶다면 동물에게 배워라”

KBS 2023. 4. 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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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4월6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장이권 / 행동생태학자·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406&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한 마리의 여왕벌, 여러 마리의 일벌. 수만 마리가 모여 살아가는 꿀벌은 집단이 위기에 처하면 목숨까지 버려 가며 싸우는 군대식 조직으로 유명합니다. 여왕벌은 어떻게 지도력을 발휘해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걸까요. 우리 사회의 오랜 화두이기도 한 '리더십', 오늘은 동물들에게서 배워볼까 합니다. 행동생태학자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답변]
네, 안녕하세요.

[앵커]
행동생태학, 그리고 진화생물학 이 분야 권위자라고 들었는데 도대체 어떤 걸 연구하시는 겁니까?

[답변]
동물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 사람으로 치면 사회학 정도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주로 동물의 의사소통 그리고 리더십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리더십이요? 우리 보통 리더십 하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떠올리는데 동물에게도 리더십 같은 게 있습니까?

[답변]
집단을 이루고 살고 있는 동물들은 일시적이든 아니면 지속적이든 리더가 있다고 보면 돼요. 사실 저는 리더십이 왜 필요한가 이것을 과학적으로 분석을 했는데요.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을 보면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고 다 욕구가 달라요. 예를 들어서 여기 미어캣이 있어요. 아니, 코끼리가 있어요. 오늘은 강가에 가서 풀을 먹자. 또 얘네들은 저기 야산에 가서 풀을 먹자. 그러면 어떻게 돼요? 무리가 찢어지겠죠. 그렇게 되면 포식자의 공격에 노출되기 쉬워요. 그러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 사회적인 조정이 필요하고 바로 그때 리더와 팔로워가 있을 때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가 있어요.

[앵커]
동물집단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주는 누군가의 리더가 필요하고, 있다라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연구하시면서 이런 리더십은 사람보다 낫다 한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까?

[답변]
저는 기본적으로 동물의 리더십이라고 해서 우리 사람의 리더십보다 더 뛰어나다 이것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동물들을 보면 정말 뛰어난 리더십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가장 정말 마음에 와닿는 리더십 하면 저는 코끼리의 리더십, 코끼리 같은 경우에는 할머니가 리더예요.

[앵커]
여왕벌은 어떻습니까, 혹시 벌?

[답변]
여왕벌도 정말 훌륭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데요. 여왕벌 같은 경우에는 수많은 무리를 일사불란하게 이끌어야 되는 리더십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개인들을 보면 전부 다 자기를 위해서 일을 해요. 그럼 여왕벌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겠어요? 개인들이 사회 전체를 위해서 일을 하도록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여왕벌은 개인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앵커]
동물들 세계에서 리더는 어떻게 탄생합니까? 어떤 동물이 리더가 돼요?

[답변]
주로 신체적으로 강건한 리더, 쉽게 싸움을 통해서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신체적으로 강건한 개인들이 리더가 되기도 하고 그다음에 코끼리 같은 경우에는 나이가 많은 개인이 리더가 되기도 하고 침팬지 있죠. 침팬지도 물론 신체적인 조건이 중요하지만 동맹을 통해서 리더가 되기도 하고 또 하이에나 같은 경우에는 인기 있는 그런 개인이 리더가 되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게 리더가 되면 동물들은 구성원들과 의사소통은 어떤 식으로 합니까?

[답변]
의사소통 같은 경우에는 주로 우리가 시각이라든가 청각 이런 화학과 같은 의사소통 채널이 있어요. 동물도 똑같이 이용하는데요. 꿀벌 같은 경우에는 춤을 춰서, 그러니까 촉각 같은 것이죠.

[앵커]
팔자춤.

[답변]
개미 같은 경우에는 주로 냄새를 통해서 의사소통하기도 하고. 그래서 의사소통 방법은 우리가 이해할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만 우리 인간이 사용하는 채널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북극 지방 같은 데서는 리더가 된 동물은 절대 사냥하지 마라. 이런 전통 지식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얘기예요?

[답변]
카리부인데요. 카리부는 봄이 되면 북쪽 지방으로 이주를 해요.

[앵커]
순록이죠, 카리부?

[답변]
카리부 하면 순록. 둘이 같은 용어인데요. 그런데 리더가, 길을 알고 있는 리더가 나머지 무리를 이끌고 길을 찾아가요.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리더를 죽이죠. 사냥을 해서 잡아먹죠. 그렇게 되면 그다음에는 그 길을 알고 있는 리더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순록이, 카리부가 그 길을 지나지 않는 것이죠.

[앵커]
다 흩어진다는 얘기죠?

[답변]
우리 마을 근처로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사냥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마을 전체가 굶게 되는 거죠.

[앵커]
이런 리더십 연구하시면서 가장 감명받은 동물이 있으신가요, 혹시?

[답변]
저는 사실 코끼리 리더십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이 코끼리는 가모장이라고 해서 할머니가 리더가 돼요.

[앵커]
가부장이 아니라 가모장.

[답변]
가모장. 가모장인데요. 가모장은 철저하게 헌신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사실 가모장 같은 경우 우리 할머니처럼 거의 번식이 끝난 상태이고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보다는 손주와 손녀를 위해서 평생 남은 여생을 봉사하죠.

[앵커]
혹시 사자가 공격하거나 하면 어떤 반응 보입니까, 할머니가?

[답변]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사실 직접 나서서 막기보다는 무리 전체를 통솔해요. 이게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사자의 위협이 있으면 이게 어느 정도 위협인지 그것을 철저하게 분석한 다음에 거기에 적당한 방어책을 제시하고 그걸 통솔하게 됩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리더십의 본질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똑같다고 보시는 거 같은데 사실 인간의 세계는 동물의 세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다단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잖아요. 바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답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인간 사회를 보게 되면 굉장히 다양한 사회가 있어요.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작동하는 원리가 다 달라요. 그런데 그런 원리를 어디서 배울 수가 있을까요? 저는 이것을 다양한 동물사회를 보면 여기서 작동하는 원리가 바로 새로운 인간 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가 완벽한 리더는 없다고 해도 완벽한 리더에 대한 갈망은 늘 갖고 있지 않습니까? 동물의 세계 연구를 통해서 본 좋은 리더의 특징 이거를 뽑아내신다면 한마디로 뭐라고 표현을 하시겠어요?

[답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 이것을 잘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리더, 그런 리더가 가장 좋은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우리 사회에 지금 중요한 화두 중에 하나가 양극화 이렇게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에서는 어떤 리더십이 가장 절실하다고 보시나요?

[답변]
이것은 리더십이라는 것은 결국에는 사회적인 결속력이고 사회적인 결속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욕구를 잘 파악해야 돼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 사회적인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바로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난세에 영웅 난다고 하듯이 사실 위기가 또 뛰어난 리더를 만드는 법이기도 하잖아요. 요즘 보면 앞서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도 봤지만 워낙 경제적으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큰 시대인데 이럴 때 참 리더가 무언가를 결정하는 건 어렵단 말이죠.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서 뭔가 통찰력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답변]
참 리더는 어려운 자리 같아요. 많은 사람을, 많은 동물들을 욕구를 봐야 되고요. 한편으로 냉혹해야 되고 한편으로 따뜻해야 되고 한편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되고. 저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조정을 잘하는 그런 개인, 그런 개인이 사회를 흥하게 하고 그리고 좋은 리더라고 생각해요.

[앵커]
오늘은 리더십에 대해서 아주 독특하고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신 장이권 이화여대 교수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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