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하잖냐" 정부, 삼성에 28㎓ 단말 'SOS'…국내선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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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사상 초유의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 이후 신규 사업자 모집이 생각보다 쉽지 않자 삼성전자에 'SOS'를 보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직 관료들은 최근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해 삼성전자에 5G 28㎓ 단말 출시를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5G 28㎓ 단말 출시를 예전부터 해외에서는 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하는데 왜 국내에선 안하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5G 28㎓와 관련해 삼성전자에게 '선(先) 단말 출시, 후(後) 국내 장비 공급'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일정 수준의 초도 물량이 확보돼야 단말기 출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수요없는 공급을 하기엔 위험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KT와 LG유플러스가 5G 28㎓ 주파수 대역 기지국 구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할당 취소 처분을 확정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은 올해 5월 31일까지 기지국 1만5천대를 구축하지 못하면 이 대역 주파수 할당이 취소됩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축 할당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실상 국내 이통3사는 초기 투자 비용은 많이 들고 아직 5G 28㎓ 주파수를 활용하는 콘텐츠 생태계가 부족해 돈이 안되는 이 시장에서 발을 뺀 셈입니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위해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선뜻 손을 드는 사업자가 없자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에 최소 3년간 5G 28㎓ 독점 제공하고 올해 투자액에 대해 한시적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등 파격 혜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신세계(SSG), 현대차, KB국민은행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업계에서는 기존 통신 사업자들도 사업에 실패한 5G 28㎓를 활용해 신규 사업자들이 새로 진입해 성과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삼성전자에게 5G 28㎓ 단말을 내놓으라고 지시한 것은 업계 구미를 당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갤럭시 S22'와 '갤럭시 Z플립4', '갤럭시 Z폴드4' 등 28㎓ 단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28㎓ 단말이라고 하면 '팁'을 달아서 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출시하면 활용이 돼야 하고 수익도 나야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소비자가 이용하는 5G는 바로 3.5㎓ 대역입니다. LTE보다는 3~5배 빠르고 장애물을 잘 피해 먼 거리로 뻗는데 유리해 전국에 기지국 약 21만대가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이 28㎓ 경우 장애물이 있으면 속도가 크게 떨어져 좁은 지역에 기지국을 더 촘촘히 깔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구축 비용이 훨씬 많이 듭니다. 같은 공간으로 했을 때 3.5㎓ 대비 8배 많은 장비가 설치돼야 합니다.
국내에선 단말기에 아예 28㎓ 팁을 내장하고 있지 않고, 28㎓ 전용 콘텐츠로 보이는 AR·VR 디바이스, 자율주행 등도 완전 상용화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B2C 사업 진행이 되고 있지 않은 시장이기도 합니다. 미래 통신기술인 6G는 28㎓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지만 그 수요와 콘텐츠가 없다면 활성화하기 어렵습니다.
해외의 경우 예를 들어 미국 버라이즌은 극고주파(mmWave) 기지국을 3월 기준 3만3천대 구축했으며, 향후 4년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전 세계 50개 이상 제조사가 150종이 넘는 28㎓ 단말을 출시하며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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