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대통령, 경제전문가일 필요없지만 경제본질 이해없으면 소임 다 못해"

이규화 2023. 4. 6. 18: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5년 경륜 경제계 대표적 원로
"암담한 韓경제 위기의식 느껴
정상 궤도에 돌려놓으려 집필"
깊고 풍부한 경제운용 경험 등
대통령 수시로 펼쳐볼 '길잡이'
참모들도 참고할 충분한 가치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전 한국무역협회장). 박동욱기자 fufus@

'대통령 경제론' 출간한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

"지난 정부에서 마차가 말을 끄는 식의 경제의 기본원리는 물론 상식에도 거역하는 경제정책이 난무했습니다. 잘못된 이념과 사상, 경제의 기본원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말도 안 되는 경제정책과 제도의 채택, 집행으로 한국경제의 기반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 책임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몫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경제운영에 대해서 갖는 역할의 중요성과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최근 '김인호의 대통령 경제론'을 펴낸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최소한의 소양과 이해를 강조한다. '김인호의 대통령 경제론'은 작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획됐다. 김 이사장은 디지털타임스에 작년 2월부터 10월까지 10회에 걸쳐 한 면 통면으로 대통령이 갖춰야 할 경제에 대한 최소한의 필수지식과 개혁과제 등을 개진했다. 김 이사장은 그내용이 새로 선출될 대통령이 책상 위에 두고 수시로 펼쳐볼 만한 길잡이가 되길 원했다. 디지털타임스는 김 이사장의 경제론과 '김인호 칼럼'을 묶어 책을 내게 됐다.

김 이사장은 "새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한국경제를 잘못된 궤도로부터 정상적 발전 궤도로 조속히 되돌려 놓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집필을 시작했다"며 "대통령이 대단한 경제전문가일 필요는 없을지 모르나 경제문제 본질에 대한 개념적 구조적 이해가 없으면 국가의 최고 경제운용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에 두어야 할 유능한 경제 참모를 찾는 일부터 어려울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인호의 대통령 경제론'은 대통령의 경제운용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한 건 아니지만 대통령 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참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한국 최고 수준의 경제 관료로서 저자가 가진 깊고 풍부한 경제 운용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통해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인식과 지식을 가져야 하고, 무얼 해야 하고, 또 무얼 해서는 안 되느냐를 밝힌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글이 부분적으로는 있었지만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체계적으로 서술된 적은 국내에 없었다.

김 이사장은 경제의 근본 원리에 반하는 정책은 설 자리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한국경제는 시장경제의 기반 위에 있음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복합적 요인의 글로벌 경제 위기가 드리우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김 이사장은 "위기구조와 배경, 본질을 알려면 한국경제가 기반을 두고 있는 시장경제의 본질과 정부의 역할, 기업의 본질과 생리, 정부와 기업 간 올바른 관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현상 진단으로부터 시작한다. '대통령 리스크'를 목도하며 그 극복은 양보할 수 없는 국민적 요구조건임을 설명한다. 시장과 정부에서 왜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는지, 위기의 상시화로 특징되는 한국경제의 문제는 무엇인지, 불가원 불가근이 돼야 할 기업과 정부의 거리, 한국경제에 존재하는 미신적 존재들, 새 대통령이 임기 중 반드시 해야 할 개혁과제들, 글로벌 환경에서 한국경제의 발전 조건 등을 제시한다.

확고한 시장주의자답게 김 이사장은 새 대통령은 '시장으로의 귀환'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시장경제가 효율성은 있으나 형평, 평등 차원에서는 사회주의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시장경제는 정부가 말로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의 인식과 행태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 이사장은 그간 한국경제는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하기 위한 조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점도 밝혔다.

"시장경제를 제대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까요. 결국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역할이 기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 대통령은 '국가주의 경제사상에 조언'을 고하고 '시장으로의 귀환'을 이뤄 한국경제가 다시 정상적인 발전궤도에 들어서도록 해야 합니다"

김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탈원전을 폐기하고 궁극적으로 단일 경제권 형성을 지향해야 하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려는 것은 잘된 정책"이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여소야대의 국회와 그간 쌓인 부정적 효과를 벗어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인호 이사장은 시장과 정책을 조화시킨 경제관료로 정평이 나있다.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경제관료 30년, 경제 관련 협회와 단체에서 25년 총 55년의 경륜을 지닌 경제계 대표적 원로다. 정부에서 여러 대통령의 주요 경제운용 과정을 실무자로부터 책임자(장관)에 이르기까지 입안하고 집행했다.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장관급 경제수석비서관)으로서 국가 전체 거시정책의 결정에 참여했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 후보(박근혜)에게 경제에 대해 깊이 있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사실상 처음으로 안정된 물가시대를 구가한 1980년대 중반 김 이사장은 경제기획원 최장수 물가국장 직을 수행했다. 시장원리에 입각한 물가정책으로 역사장 가장 안정된 물가수준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보호원장 시절에는 소비자중심 경제구조 구축에 매진했다. 철도청장 때는 고객중심 개념을 도입해 공기업 체질 개선에 이정표적 전환점을 세웠다.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상호채무보증제도 폐지, 내부거래규제 강화 등 공정경쟁 틀을 세웠다.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맡아 세계일류 '기업형 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한 역점사업을 추진했다. 시장경제연구원을 20여년 이상 운영하면서 분쟁을 법적 경제적 다원적으로 접근해 합리적 처방을 도출하는 방법론을 개척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