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히트펌프시장 잡아라"… 글로벌 가전업계 총공세

김준석 2023. 4. 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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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가격 폭등에 '히트펌프'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가 미국내 히트펌프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유럽과 북미 시장 선점을 놓고 격전를 예고하고 있다.

허재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히트펌프 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잠재력이 큰 중·대형 히트펌프 시장 등을 국내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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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에너지 안보에 각광
美·유럽 수요 늘고 보조금 혜택도
삼성·LG 유럽매출 세자릿수 증가
LG, 美에 실내기 생산시설 검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가격 폭등에 '히트펌프'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와 달리 전기나 지열 등을 사용하는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이다. 실제로, LG전자가 미국내 히트펌프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유럽과 북미 시장 선점을 놓고 격전를 예고하고 있다.

■ "LG전자, 미국 내 히트펌프 생산 검토"

6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LG전자가 미국 내 히트펌프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 중이다. LG전자 윤태봉 미국 법인장은 최근 열린 히트펌프 관련 백악관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히트펌프 실내기의 미국 내 생산을 계획 중이며 히트펌프 실외기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는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해 히트펌프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히트펌프 생산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IRA를 비롯해 각종 히트펌프 관련 지원책이 나오면서 LG전자가 미국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IRA 시행으로 2억5000만달러(약 3173억원)를 히트펌프 생산량 증대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가계 에너지 비용 안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고효율 에너지 주택 리베이트 프로그램(HEEHRA)'을 시행 중이다. 히트펌프는 막대한 초기 설치 비용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는데 이를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HEEHRA에 따르면 히트펌프 구매시 최대 8000달러(약 1050만원) 상당의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주정부의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600만대의 히트펌프 제품 보급을 목표로 삼았다.

■글로벌 가전업계 격전지로 부상

업계에서는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비춰봤을 때 히트펌프가 가전업계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 외에도 일본의 파나소닉, 다이킨, 미쓰비시, 프랑스 아틀란틱, 스웨덴 니베 등 해외 제조사들이 뛰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세계 히트 펌프 시장 규모를 2021년 508억 달러에서 2027년에는 85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히트펌프 시장의 최대 격전지는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자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가스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EU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리파워(REPower) EU' 플랜을 수립하고 2026년까지 히트펌프 약 2000만대, 2030년까지 6000만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히트펌프 시장에 공을 들여온 국내 가전업계는 최근 선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고효율 히트펌프 '써마브이'의 유럽 매출이 전년대비 120% 넘게 늘었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 'EHS'의 매출도 전년대비 118% 증가했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매출이 각각 30배, 10배로 급증했다.

허재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히트펌프 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잠재력이 큰 중·대형 히트펌프 시장 등을 국내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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