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혁 드라이브'에 은행장들 "은행 경쟁력 약화 우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주관 은행장 간담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06. photocdj@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의 강력한 은행권 개혁 드라이브에 국내 은행장들이 6일 일제히 불만을 터트렸다. 은행들의 자금공급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으로 오히려 지방·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전체 은행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20여개 은행장들은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관련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은행장들은 "국민경제 발전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면서도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자금공급 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밝혔다.

이들은 "은행권 경쟁촉진이 자칫 시중은행 대비 규모·자본이 작은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오히려 전체 은행권 경쟁도를 낮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장들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등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경제·금융상황, 은행별 상이한 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점진적으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자기자본비율 강화에 따른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만큼 이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개선방안이 전체 금융시장 및 제2금융권에 미치는 풍선효과 등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은행장들은 "수익원 다변화 등 비이자이익 확대 방향성에 적극 공감하나 일부 경기변동 리스크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글로벌 서비스의 원활한 국내 도입이 가능하도록 해외와 비교해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은행은 양극화·노령화 등 시중은행과 다른 특수성이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방은행장들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에 대한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역중소기업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고, 원활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방은행 공동 대응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뱅 대표들은 대출 관련 제도를 합리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인뱅 대표들은 "대환대출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중도상환수수료·한도 상향을 검토해달라"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유예기간 정상화도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저신용자대출 증가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충당금 적립부담 완화 등을 통한 사업성 제고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소영 부위원장은 "은행권의 건의·의견을 귀담아 듣고 향후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이 원하시는 사항과 금융권의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듣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