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패스토럴리아·고고의 구멍

이은정 2023. 4. 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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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목 옮김.

미국 현대문학 대표 작가 조지 손더스가 2000년 출간한 두 번째 단편집으로 국내에 처음 출간됐다.

작가의 고유한 유머와 풍자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단편 6편이 수록됐다.

지난해 문지문학상, 올해 젊은작가상을 받은 현호정의 첫 장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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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가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패스토럴리아 =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미국 현대문학 대표 작가 조지 손더스가 2000년 출간한 두 번째 단편집으로 국내에 처음 출간됐다.

작가의 고유한 유머와 풍자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단편 6편이 수록됐다.

소설집에는 뒤틀린 세계에서 삶의 고통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표제작 속 주인공은 테마파크에서 동굴에 사는 인간 연기를 하며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간다.

또 다른 수록작 '시오크'에는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모의 한을 풀고자 몸을 파는 스트리퍼, '이발사의 불행'에는 자격지심에 여자와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고 중년이 되도록 엄마와 함께 사는 이발사가 등장한다.

부적응자와 외톨이들을 통해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지만, 그 방식이 마냥 우울하진 않다.

문학동네. 248쪽.

▲ 고고의 구멍 = 현호정 지음.

쌍둥이만 사는 행성 '망울'의 한 마을. 이곳에서 '홀로둥이'로 태어난 고고는 추방될 위기에 처하지만, 역시 혼자 태어난 노노와 짝을 이루면서 마을에 남게 된다.

어느 날, 노노가 갑작스럽게 마을을 떠나자 고고도 마을 밖으로 쫓겨나 습지에서 살아간다.

가슴에 구멍이 생겨 죽어가던 고고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지난해 문지문학상, 올해 젊은작가상을 받은 현호정의 첫 장편 소설이다.

사랑을 품었던 자리에 구멍을 낸 고고가 상실을 치유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허블. 204쪽.

▲ 아오이가든 = 편혜영 지음.

"안녕, 시체들." 첫 페이지의 섬찟한 인사는 죽음의 냄새와 시체의 출현을 예고한다.

'시체는 왕피천 동쪽 끝자락에서 떠올랐다'('문득'), '다리는 가차 없이 썩어가는 것으로 자신의 죽음을 증명했다'('시체들')처럼 단편들엔 실종됐거나 신체의 일부분으로 남은 이들이 등장한다.

표제작에선 전염병이 창궐한 도시에서 피할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의 암울한 삶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치며 밀착된 공포를 느끼게 한다.

편혜영 작가가 2005년 낸 첫 소설집이 18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하드 고어(Hard Gore)적인 이미지와 악몽 같은 상상력을 구현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편혜영은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소설을 쓰다 막막해지면 이 소설을 쓰던 때를 떠올렸다"며 "이 책이 작가로서 나의 첫 책인 것을 여전히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 288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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