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출연료 없이 공연하고 표까지 팔아라?···"예술가들 활성화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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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대구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음악 창의 도시입니다.
대구의 대표 공연장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연주자를 불렀는데, 출연료는 한 푼도 주지 않고 대신 공연 표를 팔게 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공연 공간인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인데요.
그동안 공연을 확인해보니, 3월 2일 해외 연주단체에는 6,000만 원이 넘는 출연료가 지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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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음악 창의 도시입니다.
해마다 오페라 축제, 뮤지컬 축제가 열리는 음악 도시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구의 대표 공연장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연주자를 불렀는데, 출연료는 한 푼도 주지 않고 대신 공연 표를 팔게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변예주 기자, 대체 무슨 공연을 하길래 출연료도 없이 무료 봉사하듯 한다는 겁니까?
◀기자▶
대구에 여러 공연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공연 공간인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인데요.
콘서트하우스는 4월 3월부터 매주 화요일 '위클리 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기획 공연을 열고 있습니다.
피아노, 현악사중주, 성악 공연들은 전석 매진이 되기도 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는 들으면 취지도 좋고, 공연도 성공적인 것 같은데, 그다음이 문제라고요?
◀기자▶
이른바 출연자들에게 '노 개런티', 출연료를 주지 않습니다.
모든 출연자에게 주지 않는 건 아니고요.
그동안 공연을 확인해보니, 3월 2일 해외 연주단체에는 6,000만 원이 넘는 출연료가 지급됐습니다.
3월 7일부터 이어진 '위클리 스테이지' 공연에는 출연료가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3월 28일 같은 시각 동시에 열린 해외 공연은 2억 원이 넘는 출연료가, '위클리 스테이지'에는 출연료가 없습니다.
◀앵커▶
출연진에 따라 출연료가 달라질 수는 있겠습니다만, 아예 없다는 건 또 다른 문제겠죠?
문제는 이뿐 아니고 매표 문제도 있더군요?
◀기자▶
오히려 일부 출연진에게는 표를 팔라는 압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연 표를 팔게 하고는 매표 수입은 전액, 콘서트하우스 측이 가져갔습니다.
◀앵커▶
음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구음악협회가 규탄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입장문에 음악계 반응이 잘 담겨 있는데요.
몇 군데 보면요.
대구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예술인들에게 재능기부를 명분으로 출연료를 주지 않고 일부 출연자에게 수익 배분 없는 티켓 판매를 독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일반적인 재능기부 요구는 예술인에 대한 재능 착취행위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지역 음악인들을 진정으로 예술인이라 생각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부조리하고 잘못된 관행 개선을 위해 확실한 조사로 책임 소재를 밝히고 강력한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방성택 대구음악협회장의 말입니다.
◀방성택 대구음악협회장▶
"코미디 같은 이야기죠, 20~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자에게 표를 팔게 하고는 수익금 전액을 문화예술진흥원으로 귀속시킨 콘서트하우스의 행위는 단순한 관행으로 볼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김재용 시의원의 말입니다.
◀김재용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시의원▶
"현재 노동의 착취라는 부분이 제기가 되고 계약서 없이 이런 금액을 대구시에서 수익을 잡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처사가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앵커▶
콘서트하우스는 여기에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대구콘서트하우스 측은 예산이 부족해 생긴 일이라고 했는데요.
다음 주부터 무료 관람으로 전환하고 지금까지 받은 공연 표 판매수익금은 되돌려주는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박창근 관장의 말입니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제 나름대로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대구지역의 예술가들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공연) 무대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거든요."
콘서트하우스는 6월까지 계획돼 있는 공연을 출연료 없이 무료 공연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음악인에 대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만 재발방지책은 고사하고 반성의 모습조차 찾아보기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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