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원장이 말하는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검사와 치료’

김교륭 2023. 4.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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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 의학기자 김교륭 원장ㅣ출처: 하이닥

올해는 여느 해 보다 벚꽃이 일찍 개화했죠. 이에 꽃가루 알레르기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평소보다 일찍 고통을 겪고 계실 텐데요. 여기에 송화가루까지 날리기 시작한다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꽃가루 철이 아니더라도 만성적인 알레르기 비염으로 늘 고생하는 분들도 많죠.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주범인데요.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알레르기성 비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진단부터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는 원인을 찾는 알레르기 진단검사에서 시작됩니다. 우선, 'MAST 검사'라는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데요.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검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진단해서 치료를 진행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매우 다양한데요. 이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체내에 침투하면 감작반응이 일어납니다. 감작은 알레르기 반응이 처음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MAST 검사는 이 감작반응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입니다.

우리 몸이 외부에서 들어온 특정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반응하면 특이항체(IgE)를 만드는데, 이것이 생겼는지를 MAST검사로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라면, MAST검사에서 꽃가루에 대해 양성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죠. 또, 알레르기 원인이 집먼지진드기라면, 집먼지진드기에 양성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특이항체(IgE) 수치는 '+1'에서 '+6'단계로 나타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감작반응이 많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작반응이 높다고 하여 알레르기 증상이 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해당 물질이 알레르기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특정할 수 있는 것이죠.

모든 비염 환자가 알레르기 비염은 아닌데요. 이 MAST검사로 비염의 원인이 알레르기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으므로 중요한 진단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비염 환자 중, 약 76%가 알레르기 비염에 해당됩니다. 24% 정도는 감염성, 직업성, 약물유도성, 호르몬성, 혈관운동성 등 비알레르기성 질환인데요. MAST검사로 알레르기성 질환이 아닌 것이 판명되면, 다른 진단과 검사를 진행하고 그 분야 전문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진단부터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알레르기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
알레르기 질환은 급성에서 시작하여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같은 급성 질환의 치료를 놓치거나 늦추면, 재발과 염증의 진행으로 이어져 만성질환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하여 알레르기 원인을 회피하는 관리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즉, 급성 증상의 치료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데요. 그래야 알레르기를 근원적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선 비염 등 알레르기 증상이 발병하면, 조기에 약물치료로 집중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물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항류코트리엔제, 크로몰린, 비충혈 제거제, 비강 내 항콜린제 등이 사용되며, 주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 알레르기 치료법 중에는 면역요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인 알레르겐을 검사한 후, 해당 알레르겐을 소량으로 시작하여 조금씩 증량하여 투여하는 치료법인데,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 빈도를 점차 높여가면서 과민반응을 둔화시켜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면역요법에는 주사로 알레르겐을 주입하는 피하면역요법과 간편하게 알약을 혀 밑에 넣어 서서히 녹이는 설하면역요법이 있습니다. 피하면역요법의 경우 여러 가지 알레르겐을 이용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와 병원 방문이 힘든 직장인들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설하면역요법은 혀 밑에 넣어 녹여 먹는 알약을 처방받아 주 2회 정도 복용하는 방식으로, 집에서도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면역요법은 3년 정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약물치료에 비해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므로 완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알레르기 질환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교륭 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교륭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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