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직불금 5조 규모로 늘리고, 가루쌀 생산은 500배 확대한다
정부가 농가에 주는 농업직불금 규모를 현재 2조원대에서 2027년에는 5조원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쌀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또 빵이나 면, 과자 등으로 가공하기 쉬운 가루쌀 생산량도 4년 동안 500배 늘린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여당·농민 단체와 민·당·정 협의회를 갖고 이런 내용의 ‘쌀 수급 안정, 직불제 확대 및 농업·농촌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따른 후속 대책이다.
정부는 우선 올해 수확기 쌀값을 가마니(80kg)당 20만원 수준이 되도록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쌀값은 가마니당 18만원 수준인데, 이를 지난 2020~2021년(21만원)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9월 말 벼 재배 면적이 확정되면 작황을 판단하고,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에서 선제적으로 매입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20만원을 목표 가격으로 두거나 보장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산량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해 전략작물직불제 예산 1121억원을 활용해, 논에 콩이나 가루쌀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1ha(헥타르)당 100만~43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작년 72만ha였던 벼 재배 면적을 올해 1만6000ha 줄이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적정 벼 재배 면적인 61만8000ha까지 줄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행 2조7000억원 수준인 농업직불금을 내년에 3조원 이상으로 늘리고, 2027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업직불금 예산 5조원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다.
갈수록 줄어드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가루쌀’ 생산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가루쌀 생산 부지를 올해의 5배 규모인 1만ha 이상으로 늘리고, 생산량도 작년 400t에서 2026년에는 500배인 20만t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김 차관은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쌀은 다른 작물보다 재배가 유리하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가 쌀 매수를 의무화한다면 쌀을 포기할 유인이 더더욱 없어진다”며 “이번 양곡관리법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보다는 악화시키는 방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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