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다신 없도록…경찰, 대규모 인파 안전관리 시범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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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죠? 여기 종로 젊음의 거리에 아이돌 팬 사인회를 하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와서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지금 앞에 사람들이 넘어져서 압사위험이 있어요. 살려주세요."
장내 실제 상황을 가장한 신고 내용이 울려퍼지자 112상황실에서 관할 경찰서와 시도경찰청으로 신속하게 보고와 전파가 이뤄진다.
실제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는 사건 발생 수 시간 전부터 '압사'를 경고하는 신고가 쏟아졌음에도 경찰의 보고·지휘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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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찰청, 서울청 기동본부서 인파 안전관리 시범훈련
특공대 등 투입…이태원 참사서 드러났던 허점 보완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경찰서죠? 여기 종로 젊음의 거리에 아이돌 팬 사인회를 하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와서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지금 앞에 사람들이 넘어져서 압사위험이 있어요. 살려주세요."
장내 실제 상황을 가장한 신고 내용이 울려퍼지자 112상황실에서 관할 경찰서와 시도경찰청으로 신속하게 보고와 전파가 이뤄진다. 이후 기동대와 경찰특공대, 소방구급차, 인파안전관리차 등 출동 요청이 내려진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112상황실장은 지하철 관계자에게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다.
골목길 현장에 도착한 경찰 기동대는 폴리스라인을 친 뒤 경관봉을 흔들며 여전히 밀려드는 군중들을 건너편 인도까지 밀어낸다. 현장 지휘를 맡은 경찰서장은 지휘차량에 탑재된 고가 사다리에 올라 안내방송을 시작한다. 경찰 방송조명차량의 LED 전광판에는 '일방통행'이라는 문구가 뜬다.
하지만 인파가 계속 몰려들고, 급기야 일부 군중들이 서로에게 밀려 넘어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안내방송 만으로는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찰서장은 인파 후미에서부터 군중들을 물리적으로 떼어내기로 결정한다.
이와 동시에 골목 좌우 건물 옥상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군중들을 안쪽에서부터 구조하도록 지시한다. 경찰특공대원들은 건물 옥상에서 줄사다리를 내려 의식 있는 사람들을 올라올 수 있도록 한다.
이후 교통경찰들이 외부 차량 진출입로를 확보, 구급차가 신속하게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다.
경찰청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이 같은 '인파 안전관리 시범훈련'을 벌였다.
이번 훈련은 ▲인파가 밀집하기 시작하는 군중 밀집상황 ▲인파가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밀려드는 군중 유체화상황 ▲인파가 밀려들어 상호 또는 물건 등과 충돌하는 군중 충돌상황 등 3가지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경찰은 기동대 등 12개 경찰부대는 물론 경찰특공대, 디제이(DJ)폴리스 차량 등 총 16개의 각종 인파관리 장비를 동원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계기로 이뤄진 셈이다. 훈련에서 사용된 시나리오에 등장한 적시 상황 보고·전파, 기동대 등 조기 지원 경력 투입, 지하철역과의 무정차 통과 공조, 지휘관의 적절한 현장 지휘 등은 이태원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는 사건 발생 수 시간 전부터 '압사'를 경고하는 신고가 쏟아졌음에도 경찰의 보고·지휘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인근 집회를 통제하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이태원 상황을 인지하고도 차량에서 시간을 허비해 현장에 늦게 도착했고, 심지어 그 도착시간을 허위로 기재한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서울 관내 기동대 동원권한을 가진 이 전 서장의 상급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사고 발생 후 1시간20여분 뒤에야 보고를 받는 등 사고 전후 조치를 소홀히 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이후 경찰 대혁신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개선책을 종합해 도출한 훈련 내용을 향후 학계 등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토대로 지속 보완·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반기별 1회 전국 시·도경찰청 경찰부대를 대상으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훈련에 참석한 이정우 숭실대 안전융합학과 교수는 "도심지에는 콘서트 같은 군중 밀집 외에 지진이나 테러 등 여러 상황에서 인파를 어떻게 2차 위험 없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사고를 인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결정하기까지 지휘관의 순간적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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