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조수철, 대통령기 요트대회 ‘우승’···항저우 AG ‘청신호’
항저우 AG 국가대표 선발전 겸해
전국시도대항 147척, 166명 출전
부안 격포항서 5일간 열전 ‘성료’
종합우승 ‘충남’ 2연패
[더팩트 l 부안 격포항=김건완 기자] 제35회 전국시도대항 요트대회 겸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서 카이트보딩 종목 이영은·조수철이 우승해 태극 마크에 성큼 다가섰다.
대회는 3월 30일~4월 3일 부안 격포항에서 5일간 열전을 안전하게 마치고 3일 시상과 폐회식을 끝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올해 요트 첫 공식 대회인 이번 대회는 대한요트협회(회장 박범규)가 주최하고 전북도요트협회(회장 진효근) 주관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초등부~일반부의 총 147척, 166명의 전문선수가 출전했다. 선수들은 동계 국내외 전지훈련으로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뽐냈다.
개막식은 31일 오전 11시 격포항 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박범규 대한요트협회 회장, 권익현 부안군수, 서거석 전북도 교육감 등이 참석해 선수와 시도 임원을 격려했다.
대회 기간 날씨는 대체로 좋았다. 오전 옅은 해무와 오후 북동풍의 좋은 바람으로 경기는 치러졌으며, 거센 서해 조류는 선수들의 순위 다툼에 영향을 줬다.
대회 결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 포인트가 걸린 카이트보딩 종목은 조수철(대구요트협회), 이영은(부안군청·여)이 우승했다. ILCA4 오픈 고등부는 설재경(양운고2·여)이 1위, 김종휘(여수고1)가 2위로 출전권 획득에 한 발짝 다가섰다.
카이트보딩은 항저우 AG와 2024 파리올림픽에 새롭게 추가돼 눈길을 이끄는 종목이다. 요즘 올림픽 요트 경기는 스포츠 관객의 눈높이를 맞춰 속도와 박진감 넘치는 세부 종목으로 바뀌는 추세다.
ILCA4(레이저 4.7)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며, 올해 소년체전에 세부 종목으로 새롭게 추가됐다. 서구화된 레이저 종목 국내 선수들의 체형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처라는 평가다.
그동안 아시아 맹주로 활약했던 우리나라 요트는 최근 경쟁 아시아 국가들의 맹추격을 받고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현실이다. 이번 항저우 AG에는 딩기 종목 레이저 하지민과 윈드서핑 IQFoil 이태훈의 메달 진입만 전망돼 협회의 발 빠른 대처와 행보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설 카이트보딩에서 청신호가 켜졌다. 이영은과 조수철의 메달 진입이 점쳐진다. 카이트 이영은은 지난해 부안군청팀에 첫 합류 했다. 이영은은 최근 세계대회 참가성적과 지난 동계 훈련으로 바짝 몸을 달궈냈다. 종목 관계자는 최소 동메달 이상을 내다보고 있어 한국요트의 밝은 소식을 보탰다.
대회에서 이영은은 "지난해 카이트보딩협회와 부안군청의 지원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체중을 늘리는 연습을 거듭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금빛 메달로 꼭 보답하겠다"고 아시안게임을 향한 소감을 말했다.
ILCA7(레이저) 고등부 우승자인 이재학(여수고2)은 요트 메카 여수의 명성 부활을 예고했다. 이재학은 지난해에도 좋은 입상성적을 냈고 올해 부쩍 오른 기량과 체력을 뽐내 시즌 눈 여겨질 샛별 선수로 떠올랐다.
이영학은 "올해부터 좀 더 멋진 선수로 뛰어오른 성적을 낼테니까 꼭 지켜 봐 달라"며 "김성현 코치님을 비롯해 여수 지역 지도자 선생님들에게 훌륭한 지도를 받아 앞으로 올림픽까지 힘차게 도전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요트 꿈나무들의 종목인 옵티미스트 시도 대항 단체전도 여느 해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는 팀 레이스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충남이 경북과 부산을 누르고 우승했다.
대회 시도 종합 순위는 지난해 우승팀인 충남이 2연패를 거머쥐었고, 준우승은 부산이 차지했다. 경북은 부산과 종합 점수 동점을 이뤘으나 금메달 수에 밀려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 대회 동안 경기위원회와 계측위원회 활동이 돋보였다. 각 수역 경기 운영정(RC)들은 닻줄에 부표를 추가해 출발 도움을 주는 등 참가 선수들을 배려했고, 최대한 경기를 많이 치를 수 있게끔 경기 운영을 진행했다.
계측위원회도 팀미팅과 스키퍼 미팅에서 국제대회에 걸맞은 계측의 중요성을 강하게 전파했다. 세일, 안전을 위한 부력장비, 예인줄 등 필수 장비를 지적하고, 국제 규칙을 안내하며 꼼꼼한 계측을 펼쳤다.
이 대회 C수역장을 맡은 옥덕필 국가대표 수석코치는 "겨우내 훈련한 선수들의 흘린 땀과 노력은 대회 출전 성적으로 최종 평가를 받는다"며 "경기운영관들은 이런 선수들을 위해 최대한 많은 경기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아낌없는 배려를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요트대회 동안 경기와 출입항 선박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부안 해경이 함께해 안전을 도왔다. 또 주말을 맞아 부안을 찾은 관광객들은 부안군 개암동 벚꽃축제와 격포 방조제에서 멋진 요트 경기를 관람했다. 이번 요트대회의 좋은 볼거리 제공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을 주고 있다.
대한요트협회 다음 정식대회는 제21회 해군참모총장배 전국요트대회 겸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오는 4월 13~17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다.
niceyach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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