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정부 정책에 은행 경쟁력 약화 우려"(종합)

최홍 기자 2023. 4. 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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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방銀·인뱅 경쟁력 약화, 제2금융권 풍선효과 고려해야"
"대환대출플랫폼 중도상환수수료·한도 상향 필요"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주관 은행장 간담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0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이주혜 기자 = 금융당국이 돈잔치 비판으로 촉발된 은행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장들이 이같은 정책 방향에 우려의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은행들이 노력하고 있는 자금공급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정부 정책으로 오히려 지방·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나아가 전체 은행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銀·인뱅 경쟁력 약화 우려"

국내 20여개 은행장들은 6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관련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 주요 은행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은행장들은 "국민경제 발전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면서도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자금공급 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권 경쟁촉진이 자칫 시중은행 대비 규모·자본이 작은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오히려 전체 은행권 경쟁도를 낮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장들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등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경제·금융상황, 은행별 상이한 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점진적으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며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자기자본비율 강화에 따른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만큼 이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개선방안이 전체 금융시장 및 제2금융권에 미치는 풍선효과 등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은행장들은 "수익원 다변화 등 비이자이익 확대 방향성에 적극 공감하나 일부 경기변동 리스크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글로벌 서비스의 원활한 국내 도입이 가능하도록 해외와 비교해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은행은 양극화·노령화 등 시중은행과 다른 특수성이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넷은행 대표들은 대출 관련 제도를 합리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지방은행장들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에 대한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역중소기업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고, 원활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방은행 공동 대응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뱅 대표들은 "대환대출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중도상환수수료·한도 상향을 검토해달라"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유예기간 정상화도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저신용자대출 증가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충당금 적립부담 완화 등을 통한 사업성 제고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소영 부위원장은 "은행권의 건의·의견을 귀담아 듣고 향후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이 원하시는 사항과 금융권의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듣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주관 은행장 간담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06. photocdj@newsis.com

금융위 "이자장사로 고액성과급 지급 부적절"

앞서 금융위는 이날 은행장들을 소집해 은행들의 고금리 이자장사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로 국민과 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손쉽게 예대마진으로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미래에 대한 충분한 대비 없이 당장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모습은 결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경쟁이 부족한 과점적 구조에 머물러 있으면서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혁신하기보다는 독과점력을 활용해 충분한 예대마진 확보라는 손쉬운 수익 수단에 안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권의 성과보수체계는 성과지표를 단순히 시장상황 변동에 따른 수익 증가가 아닌 임직원의 혁신적 노력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며 "건전성·소비자보호 강화 등 공공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의 중장기발전을 촉진할 뿐 아니라 경기 진폭도 완화할 수 있게 단기적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 성과까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이연지급과 함께 주식·스톡옵션 등 지급수단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위원장은 "당초 계획에 따라 TF를 차질 없이 운영해 6월 말까지 총 6개 과제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은행들이 TF 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향후 개선방안이 금융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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