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訪中 마크롱에 극진예우 '反中 서방연대' 균열 노린다
佛 지렛대 삼아 유럽 회복노려
마크롱, 中 우크라戰 중재 촉구
◆ 미중갈등 격화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극진한 예우와 함께 '파격적인 경제협력 선물'을 제시하며 환심 사기에 나섰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고 하는 상황에서 유럽 주요국 중 그나마 중국에 우호적인 프랑스를 지렛대 삼아 서방의 대중국 견제 단일 대오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양국 간 무역 활성화와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데 긴 시간이 할애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우리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중국과 상업적 관계를 계속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중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중국 방문에 에어버스, 알스톰, LVMH, EDF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60여 명을 대동한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프랑스 기업의 대중국 사업 확대 방안도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자는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2019년 중국에 300대를 판매한 데 이어 또 하나의 굵직한 거래를 하기 위해 중국 측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중재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 이어 7일에도 마크롱 대통령과 장소를 옮겨 두 번째 회동을 할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베이징 회동을 끝낸 후 다음 날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로 이동해 현지에서 다시 한 번 회동하고 비공식 만찬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베이징 외 지역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진에서 아이스하키 친선 경기를 관람한 것을 제외하면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두 정상의 회동 장소로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기지이자 '개혁·개방 1번지'인 광둥성이 선택된 것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광둥성은 중국의 대프랑스 교역에서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을 상징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선심 공세 이면에는 프랑스에 대한 중국의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퇴임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후 유럽 주요국 정상 중 중국에 가장 우호적인 기조를 취하고 있다. 이런 프랑스를 우방국으로 끌어들인다면 최근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단일 대오에 균열을 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일부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는 마크롱 대통령 모습을 조명하면서 "서방 지도자들은 중국에 어떻게 하면 강력히 대처할 수 있을지를 놓고 씨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에 한발 더 다가가려는 프랑스 행보가 일정 부분 미국과 사전에 조율된 시나리오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재범 기자 /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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