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A급 회사채 옥석가리기···E1·쌍용C&E 희비 갈려
2·3년물 모두 민평 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
쌍용C&E, 1000억 물량에 570억만 주문
매출 성장세 불구 건설 경기 침체 영향
회사채 시장에서 ‘AA-’급 미만의 비우량채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 ‘A+’급 E1(017940)은 예상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한 반면 ‘A’급 쌍용C&E(003410)는 미매각이 났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006260)그룹의 액화석유가스(LPG) 유통회사 E1은 이날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4690억 원의 자금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2년물(400억 원)에 1530억 원, 3년물(600억 원)에 3160억 원으로 매수 주문을 채웠다. 오는 14일 발행하며 KB증권, NH투자증권(005940)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앞서 E1은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50~50bp(1bp는 0.01%)를 가산한 수준을 희망 조달 금리로 제시했다. 희망 금리 밴드를 다소 넓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각 만기별로 민평 금리보다 낮게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2년물은 -2bp, 3년물은 -15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최종 조달 금리는 각 4.5%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E1은 조달한 금액을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 원 규모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예측이 흥행한 만큼 200억 원을 더 조달해 채무를 전액 상환할 가능성이 높다.
E1은 외국에서 LPG를 구매 후 수출 또는 내수를 통해 판매한다. 지난해 누적 매출액 기준으로 LPG 판매가 전체 매출의 98.1%를 차지한다. 나머지 부분도 LPG 관련 임대 매출이다. 지난해 매출은 7조 5936억 원으로 지난해(4조 7327억 원) 보다 약 60% 성장했다. 2020년 3조 5635억 원에 비하면 2배 넘게 커졌다. 비우량채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회사는 과점적 시장지위 및 우수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114억 원 의 세전이익을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2022년말 장부가 기준 9643억 원 규모의 유형자산과 7751억 원의 종속·관계사 투자 지분, 국내 주요 LPG 기업으로서 대외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유동성 위험이 극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시멘트 업계 1위 쌍용C&E는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며 쓴 맛을 봤다. 준수한 매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건설 경기 침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400억 원을 모집하는 1년 6개월물에 170억 원, 600억 원을 모집하는 2년물에 400억 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왔다. 이에 조달 금리는 민평 금리에 50bp를 가산한 5.2%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매각 물량은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분담해 인수하게 된다.
당초 쌍용C&E는 조달 자금 전액을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오는 1500억 원 규모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었다.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증액 발행해 해당 채무를 모두 갚을 수 있었지만, 미매각 발생으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서 증액 발행 대신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채무를 상환할 가능성이 높다.
쌍용C&E의 지난해 매출은 1조 9650억 원으로 2020년(1조 4708억 원)부터 3년 연속 상승세다. 전력비 절감을 위한 설비 투자 확대, 자기주식 취득 및 우선주 소각(2020년 약 300억 원) 등으로 최근 5년 간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회사로선 부담이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23년 시멘트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나, 두 차례 단행한 시멘트 기준 단가 인상이 이를 상쇄하면서 전체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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