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후약방문’···경찰청, 인파안전관리 시범훈련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인파관리 부실대응으로 비판을 받은 경찰이 6일 도심 인파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인파 안전관리 시범훈련을 했다.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해 참사가 일어난 곳과 유사한 ‘T’자형 골목을 만들고, 행인을 가장한 경찰인력 700여명이 골목을 오갔다. 모형 골목은 가로 15미터, 세로 9미터, 폭 4미터 크기였다.
경찰은 각종 행사나 기념일에 인파가 몰리는 정례적 군중밀집, 돌발적으로 인파가 몰리는 비정례적 군중밀집, 군중 유체화, 군중 충돌 등 네가지 상황별로 나눠 시범훈련을 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유사한 군중 충돌 상황에서 경찰은 지역경찰을 출동시키고, 시·도청에 상황을 보고하는 것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교통경찰은 일반차량이 골목 근처를 우회해 지나가도록 안내했고, 현장에 출동한 기동대가 각 골목 끝부분에 배치됐다. 경비과장은 인파안전관리차에 탑승해 행인들에게 일방통행할 것을 당부하고, 기동대는 각 골목길 입구에 폴리스라인을 쳐 통행을 차단했다. 이후 경찰특공대가 옥상에서 그물망과 줄사다리를 설치해 사람들을 구조하는 순서로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훈련에는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800여명, DJ폴리스 차량(방송, 조명, 리프트 등 설비가 달린 차량) 등 장비 16대가 동원됐다.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의 재난대비 상시 훈련 일환으로 인파관리 개선책을 종합한 시범훈련을 실시했다”며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에 따라 범정부적으로 재난대비 훈련을 강화하고 있으며, 부처별로 상시 훈련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인파 밀집 상황에서 현장 상황을 한눈에 지켜보고 안내방송을 하기 위해 올해 방송, 조명, 전광판 장비가 달린 중형승합차 26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소방청, 행안부 등 유관기관과 인파 관리 합동훈련을 하고, 전국 시·도청의 경찰부대에선 6개월마다 군중밀집 대응 교육과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시범훈련을 지켜본 김연수 동국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오늘 훈련은 매뉴얼에 충실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상황은 상이할 수 있다”며 “인파 안전 관련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개발돼 더 고도화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우 숭실대 재난안전학과 교수는 “지진, 테러 발생 중 인파가 몰렸을 경우에도 어떤 방향으로 피해를 최소화할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구조 작업을 하는 경찰관이나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한 부분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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