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기아 … 올 32% 뛰며 현대차 시총 추격
시총 차이 8.6조 → 6.2조 줄어
기아 올 영업익 14% 늘어날 듯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하반기 경기둔화 빨라지면
자동차株 상고하저 우려
실적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감)' 염려에 지난해 말 주가가 하락했던 완성차 기업이 올해 들어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높은 영업이익률과 질적 성장을 이룬 기아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자동차 업황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6만1000원대였던 기아 주가는 6일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주가 수익률이 32%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현대차 주가 상승률인 18%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도 기아 주식을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기관투자자는 기아 주식을 2666억원어치, 외국인 투자자는 2824억원어치 사들였다.
주가가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기아의 매출액 전망은 92조3846억원으로 지난해(86조5590억원)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7조2331억원에서 올해 8조2998억원으로 14.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기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증권사 11곳 중 7곳이 주당순이익(EPS)을 높여 잡았다.
기아와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 전망은 계속 긍정적이었지만 그전까지 두 기업 실적이 좋았던 것이 코로나19 이후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이었다는 평가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피크아웃' 염려다. 공급망 경색이 완화되면 제품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경기 침체로 차량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업들이 최근 장기적인 실적 전망을 상향하면서 일부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2026년과 2030년 글로벌 배터리식 전기차(BEV) 판매계획을 각각 100만5000대, 160만대로 상향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기아가 밝힌 전망치 대비 각각 24.5%, 33.3% 상승한 수치다.
브랜드 가치가 오른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 중고차의 잔존가치는 2018년 39.7%에서 2022년 55%로 급등했다"며 "순위로 보면 35개사 중 26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잔존가치란 일정 사용기간이 지나고 난 뒤 중고차로 차량을 되팔 때 가격으로 소비자가 신차를 매수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된다. 정 연구원은 이어 "순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가운데 전기차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는 테슬라와 기아뿐"이라며 "2030년 영업이익 목표인 16조원에 전기차의 수익성 기여가 더 크게 가정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아는 영업이익률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대차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주가 상승률이 더욱 두드러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아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8.9%로 현대차(6.9%)보다 높다. 블룸버그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6일 기준 기아의 주가이익비율은 5.1배로 현대차의 5.7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두 기업 간 시가총액 차이도 올해 8조6000억여 원에서 6조2000억여 원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는 매출액 148조8273억원, 영업이익 10조33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각각 4.4%, 5.3% 증가한 수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가동률 상승 효과와 제품 경쟁력 개선 등이 경기 우려에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유지하는 이유"라면서 "제품 경쟁력 향상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성공적인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위상이 강화되는 등 중장기 성장성도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완성차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염려된다. 국내 완성차 기업이 질적 성장을 이룬 것은 맞지만 업황 둔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 연구원은 기아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보면서도 "글로벌 자동차 업황이 상고하저가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기존(2022년) 판매계획 역시 충분히 공격적이었기에 오히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시장 내 신뢰 형성이 다소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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