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제명’ 최성국, 유소년 팀서 상담하고 코치진 도와

김민기 기자 2023. 4. 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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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시절 최성국/스포츠조선DB

대한축구협회의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파문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승부조작을 저지른 전 국가대표 최성국(40)씨가 유소년 구단에서 일하며 학생 상담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진이 선수 지도와 관련해 최씨에게 조언을 구했다고도 한다.

최씨는 파주고려FC U-18에서 일을 하며 소정의 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은 경기 파주시 율곡고과 협력한 유소년 클럽이다. 파주고려FC 사정에 밝은 한 축구인은 6일 본지 통화에서 “최씨는 2021년 12월 합류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주로 버스 운전을 하고 새벽엔 상하차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며 “급여 개념은 아니고, 감독으로부터 소정의 용돈을 꾸준히 받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팀 감독과 최씨는 고려대 동창이다.

파주고려FC는 선수 20~30명 규모의 작은 팀이다. 코치진은 감독과 메인 코치, 아르바이트 식으로 간혹 오는 골키퍼 코치 등 3명이 전부다. 이들과 함께 일한 최씨는 간식을 사서 학생들에게 주고, 상담도 했다고 한다.

‘지도’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도 맞는다. 이 축구인은 “‘실질적 감독이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최씨는 공을 주워주고 경기장 밖에서 ‘파이팅’을 외친다”면서도 “워낙 유명한 선수였기에 코치진이 ‘도움을 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팀 숙소에서 가장 구석진 방을 받아 생활한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지도 행위로 인정된다면 규정에 따라 팀에 대한 징계도 가능하다”고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뉴스1

최성국은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의 중징계를 받았다.

의혹이 일었을 당시엔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사실을 인정했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한때 ‘리틀 마라도나’로 불리며 이름을 날렸지만 그의 축구 인생은 무너졌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의 이름은 점점 잊혀갔지만 지난달 28일 대한축구협회가 사면 명단에 그를 포함하며 다시 논란이 일었다. 대중, 각계의 맹비난이 이어지자 협회는 사흘 만에 사면을 전면 철회했고, 부회장 등 이사진은 전원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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