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男 적발되자 역주행… 서울 한복판 10㎞ 도주극

김명진 기자 2023. 4.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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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을 소지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될 위기에 놓이자 도주하다 검거됐다. 한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관 9명을 태운 순찰차 4대를 달고 10㎞ 가량의 질주극을 벌이다가 끝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3일 오전 마약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30대 남성 A씨. /동네지킴이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마약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3일 오전 1시쯤 익명 채팅 앱에서 함께 마약을 투약할 여성을 구했다. 접선할 장소는 서울 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합정역 일대 한 빌라였다. 마약을 실은 차량이 합정역에 다다랐을 때, A씨는 수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차량 뒤편에서 사이렌을 켜지 않은 순찰차가, 그것도 여러 대가 보였기 때문이다.

A씨 감이 틀린 것이 아니었다. 한 유튜버로부터 관련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초동 조치부터 경관 9명과 순찰차 4대를 투입해 A씨 검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마약 사범 검거 작전은 위험한 경우가 많아 발생 신고에도 많은 경력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돌연 차 머리를 돌렸다. 당초 같이 필로폰을 투약하기로 한 여성과 접선하기로 한 장소와 반대 방향이었다. 그런 뒤 질주가 시작됐다.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밤 도로를 밟았다. 순찰차 4대가 강변북로 진입을 시도하는 A씨 차량을 세 방향에서 막아섰다.

경찰이 다가갔지만 그는 순순히 문을 열지 않고 풀린 눈으로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문을 강제로 연 뒤 경찰은 그에게 수갑을 채웠다. 체포 직전 그는 가지고 있던 마약류 추정 물질을 현장에서 삼켰다. A씨는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렇게 도합 10㎞ 추격전은 끝났다.

3일 서울의 한 도로에서 미약 투약 현장에서 달아나는 차량을 쫓고 있는 모습. /동네지킴이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구매와 투약뿐 아니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 사건 경위를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며 “체포 직전 약물을 삼킨 행위도 모두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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