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콘서트' 앞둔 '음악계 우영우'
7일 서울시향과 세종회관 콘서트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하나 둘." 지난 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리허설 룸에 나타난 19세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 군(사진)이 인터뷰에 앞서 마이크를 점검하자 좌중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성상 낯선 공간에서 만난 모르는 이와 눈을 마주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러나 공군은 "오늘 잘 부탁드린다"며 취재진에게 먼저 밝은 악수를 건넸다.
'음악계의 우영우'로 불리는 그가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 '아주 특별한 콘서트' 무대에 선다. 야프 판즈베던 서울시향 차기 감독이 관객에게 선보이는 첫 공연으로, 앞서 취임 간담회에서 약속했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주회다. 무보수로 참여하는 지휘자를 비롯해 티켓 가격이 전석 1만원에 책정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군은 5세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고 피아노를 배우며 클래식 음악을 접한 뒤 11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2017년 전국장애인콩쿠르 대상, 2020년 한국클래식콩쿠르 대상 등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향과는 지난해 두 차례 협연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연주회다.
이날 공군은 무대에 올릴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선보였다. 초반에 긴장한 듯 시작된 선율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연주 도중 판즈베던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활짝 웃으며 눈을 맞추기도 했다.
판즈베던 감독은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이 얼마나 재능 있고 순수한지 잘 알고 있다"며 "공군은 매우 뛰어난 연주자인 동시에 훌륭한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흔히 그들을 도움이 필요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돌려주는 것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판즈베던 감독 아들은 자폐증을 앓고 있다. 그는 1997년 발달장애아 가족을 위한 '파파게노 재단'을 설립하고 음악 치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공군은 시연이 끝난 뒤 "저에게 음악은 전부"라며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는 마음이 차분해진다"며 "지휘 영상을 보면서 연습하기도 하는데 다니엘 바렌보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리처드 용재 오닐, 구스타보 두다멜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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