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전광훈과 나는 신이다
동물의 세계에는 서열이 존재한다. 전광훈 목사와 국민의힘(국힘) 사이에도 이런 게 보인다. 전씨가 국힘 위에 군림하는 듯하다. 전씨 앞에서 굽신거리고 쩔쩔매는 국힘의 이상행동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하는 말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정신 헌법 전문 게재는 전라도 (표 얻으려) 립서비스 하는 것"이라는 전씨 말에 맞장구를 쳤다. 대통령을 호남 유권자를 기망한 거짓말쟁이로 만들어버렸다. 대단한 불경이다. 그런데도 "앞으로도 말씀 충실히 이행" 운운했다. 충성 서약이다. 이후 상황은 더 기가 막힌다. 보다 못한 홍준표 시장이 한마디 했더니 전씨가 '이 자식' '저거' 막말을 쏟아냈다. 목회자의 언어가 아니다. 이 정도면 당대표가 전씨의 안하무인 행태를 문제 삼을 만한데도 "지방행정에 전념하라"며 되레 홍 시장에게 핀잔을 줬다. 국힘 주인이 누군지 헷갈릴 정도다.
더 기세가 등등해진 전씨가 "선지자가 책망하면 '아멘' 하고 듣고 회개해야 한다"고 한 건 아연실색할 수준이다. 자신이 선지자란다. 요사이 장안의 화제인 '나는 신이다'에 소개된 사이비 메시아와 오버랩된다. '선지자' '메시아'임을 주장하는 사람 중에 실제 선지자·메시아인 경우를 본 적이 없다. 하기야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신성모독까지 했던 사람이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나.
자신을 실제보다 훨씬 더 큰 존재로 착각하는 소영웅주의도 엿보인다. "우리가 광화문 운동 안 했으면 정권교체가 됐겠냐"는 말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 자신 덕분에 정권을 잡았고, 그래서 국힘에 상당한 지분이 있다고 믿는 듯하다. 심각한 인식 오류다. 정권을 바꾼 건 극단세력의 비상식을 심판한 장삼이사들이다. 무엇보다 상식적인 사람들은 왜 일부 신도들이 말도 안 되는 혹세무민의 궤변을 배설하는 사이비 교주들에게 휘둘릴까 의아해한다.
그런데 지금 국힘이 딱 그 꼴이다. 극단적이고 편향된 전씨와의 결별은커녕 심기 살피기에 급급하다. 민주당 강성의원들이 개딸을 맹목적으로 감싸고도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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