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발전을 위한 대학과 지자체의 협업
지역 소멸 문제는 당면한 현안이다. 지방에서의 인재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문제 해결의 중심에 대학이 있다. 실리콘밸리도 해당 지역의 대학 졸업생들이 미국 동부 또는 남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자 인재 유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탄생했다. 스탠퍼드대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업체로 기술 이전, 창업 등을 통해 첨단기업들과 우수 인재들이 모여들고, 자본 유입이 이뤄지면서 첨단산업단지의 대명사인 실리콘밸리가 된 것이다.
스웨덴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도 과거 군 훈련장 용지에 1976년 스웨덴 최대 기업 에릭슨 연구소가 이전하고,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과 스톡홀름대학이 공동으로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 내에 설립한 정보기술(IT) 대학이 연구의 중심이 되고 있다. 미국 동부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에는 세 개 도시인 롤리·더럼·채플힐의 트라이앵글 중심부에 세계적 수준의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듀크대(DUKE),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UNC)이 위치하고 있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리적 특징을 기반으로 첨단기술 복합체 지역으로 조성돼 성장하고 있다. 1950년대 1인당 소득이 미국 내 49위였던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더들이 지역사회 낙후에 대한 공동 위기의식을 가진 것이 RTP를 조성하는 출발점이 됐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학이 소재한 지역별 여건과 상황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지원 방식으로 인해 지방정부와 대학이 지역 발전을 위한 자율적 혁신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장에게 교육부 등 중앙부처 대학 재정 집행 권한을 넘기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 사업에 대해 현장에서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오랜 기간 그대로 유지해왔던 것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부산시가 인재들의 부산시 이탈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지산학협력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는 것은 지자체가 나서서 지역 발전을 위해 대학과 협업을 이끌어 가는 좋은 사례다.
글로컬대학은 대학과 지역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대학에 과감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산학협력을 언급할 때의 산(産)은 이공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모든 전공과 연계된 기관(기업)과의 협업이 포함된 사회 전체를 내포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인식돼야 한다.
지역 소멸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혁신 주체들 간 역할 분담과 최적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과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노력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 소위 3C인 대학(Campus), 지자체(Community), 기업(Company)의 물리적인 집합을 넘어 유기적 연계를 이뤄 라이즈와 글로컬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으로 인재 유입이 가능한 지역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우승 한양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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