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밥 한 공기로 해결 안될 집권당의 허기
'밥 한 공기 다 먹기 국민캠페인' 발언에 부글부글 논란이 일자 조수진 의원은 "앞뒤 다 빼고 밥 한 공기만 '싹둑' 잘라 선동을 한다"며 억울해했다고 한다. 일단 끓는점 파악부터 잘못됐다. '밥 한 공기 다 먹기' 말고 "여성들이 다이어트 하느라 밥 안 먹는다"는 부분 말이다. 이 발언을 남성 의원이 했다면 이 정도로 안 끝났다.
청년·여성들은 잊을 만하면 시시시각 튀어나오는 보수의 '꼰대력'에 치를 떤다. 이런 건 언론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냥 아침저녁 기도 드리는 마음으로 '세 치 혀'를 점검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밥 한 공기 다 먹기' 부분은 분노보다 허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지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다이어트 부분만 걷어 내면 '밥 한 공기 다 먹기 캠페인' 아이디어가 분노를 자아내는 실언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밥 한 공기 다 안 먹는 사람이 여성뿐인가. 산술적으로 우리나라 인구 5분이 1인 1000만명이 하루에 밥을 반 공기 정도인 50g만 더 먹어도 연간 쌀 13만t을 더 소비하게 된다.
매년 수요에 비해 남아도는 쌀이 연간 20만t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 소비 증대책이다. 그런데 이런 건 요즘 중·고등학교 토론시간에도 안 나올 법한 현실성 없고 저렴한 아이디어다. 아침저녁 TV에 늘 나오는 게 우리 쌀 소비 촉진 CF다. 이런 걸 쌀강제매수법을 강행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백척간두 싸움 중 외부 전문가까지 불러 논의했다는 게 집권여당 수준이라 한심하고 허탈한 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올해 초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뜻을 거스르고 출마 뜻을 품었던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출산 때 '빚 탕감' 정책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했을 때 집단적으로 돌팔매질을 해댔다.
그랬다가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니 '아이디어' 차원에서 자녀 셋 20대 남성 군 면제를 검토했다고 한다. 꺼내 놓는 대책마다 파격도 없고 감동도 없다. 집권여당의 허무한 대안 능력에 국민들은 점점 허기가 들고 있다. 밥 한 공기 뚝딱 먹어도 안 채워지는 허기증이다.
[이지용 정치부 sepiro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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