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의 원천, 모래를 사수하라…신간 '모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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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모래는 물만큼이나 흔했다.
모래가 문명 생활에 중요한 필수재로 탈바꿈하면서다.
건물을 지을 때 필수재인 콘크리트의 70%는 모래다.
그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모래를 수입하고 소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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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예부터 모래는 물만큼이나 흔했다. 강이나 바다, 사막에 가면 늘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며 몸값이 크게 뛰었다. 모래가 문명 생활에 중요한 필수재로 탈바꿈하면서다.
일본의 환경 전문 기자 출신으로 도쿄대 등에서 강의한 이시 히로유키가 쓴 '모래 전쟁'(페이퍼로드)은 현대 문명의 원천, 모래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각축전을 조명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모래는 문명의 식량과도 같다. 건물을 지을 때 필수재인 콘크리트의 70%는 모래다. 각종 전자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원천도 모래다. 반도체 주원료인 실리콘은 모래에서 추출한 것이다. 안경, 물컵, 창문의 유리도 전부 모래가 주원료다.
이 때문에 모래 소비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도시 확장 등으로 매년 채굴되는 모래는 500억t(톤)에 달한다. 높이 5m, 폭 1m의 벽을 쌓는다면 지구를 125바퀴나 감는 벽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또한 전 세계 강에서 1년간 운반되는 토사량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모래 사용의 급증 속에 전 세계 모래 거래 총량도 지난 25년간 6배나 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점점 고갈되는 모래를 확보하고자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가령 중국은 자국 내 모래가 부족해지자 대만과 북한의 모래까지 노리고 있다. 싱가포르는 모래로 국토를 매립해 이전 면적의 25%에 달하는 '땅'을 늘렸다. 그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모래를 수입하고 소비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모래 수출국은 자국 내 모래 고갈 문제가 심각해지자 모래 수출을 제한했다.
합법 유통량이 줄어들자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렸다. 모래를 불법으로 채굴해 매매하는 나라는 70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래를 유통하는 마피아 등 불법 조직이 늘어나면서 살인사건도 빈번히 발생했다. 지난 10년간 채굴에 반대하는 활동가나 모래 유통을 단속하는 경찰 수백 명이 살해됐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모래 쟁탈전이 가속하면서 환경 파괴도 심각해지고 있다. 과도한 모래 채굴로 중국의 주요 철새 도래지인 포양호 인근 습지가 사라졌다. 철새들은 보금자리를 잃었다. 모래사장이 사라지면서 바다거북이 산란할 곳도 크게 줄었다. 세계 곳곳의 어류, 갑각류도 줄어들고 있다. 모래 채굴이 지난 2004년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쓰나미 피해를 악화했다는 국제단체의 보고서도 나왔다.
저자는 인간의 욕망을 위해 저지른 일이 인간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모래와 물처럼 넘치고 넘치는 자원이 거대한 인류 활동 앞에서 고갈되고 있다. 이것이 지구의 현실"이라고 개탄한다.
고선윤 옮김. 27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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