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실손만 '34조'…보험비교플랫폼에 속타는 보험사들
업계선 혁신적 서비스 VS 시장 질서 혼란 '팽팽'
전문가 "빅테크 진출 장단점 뚜렷···연착륙 필요"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플랫폼 업체들이 진출할 신시장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출시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서비스의 핵심 상품인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의 시장 규모만 하더라도 34조원이 넘어서는 만큼 이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은 여전하다.
소비자 편의를 증진 시킬 ‘혁신 서비스’라는 기대와 함께 플랫폼 업체의 수수료 장사로 인한 ‘보험료 상승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플랫폼의 독과점’과 ‘중소형사 기회’라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오랜 기간 보험·플랫폼·대리점 등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진행한 결과이기 때문에 관련 업계들은 발표 내용에 따라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업권이 수수료 등 첨예한 이슈에서 조금씩 양보한 덕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젠 서비스 가능 범위 내에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회사별 상황이 제 각각이라 실제 속내는 복잡한 분위기다. 보험업은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영업 채널 전략’이 매우 중요한 만큼, 향후 보험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발표 이후에도 기대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이유다.
상품별 시장 규모도 크다. 상품 리스트에 포함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시장규모(연 원수보험료)만 하더라도 각각 21조, 13조로 총 34조원 규모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1년마다 갱신되는 상품으로, 매년 21조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가장 큰 틀에서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혁신’과 ‘시장 질서 파괴’로 요약된다. 보험비교·추천서비스가 혁신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엔 플랫폼 업체의 역할론이 깔렸다. 그간 카카오·네이버를 비롯한 빅테크들이 은행·증권 등 금융업에 진입하면서 보여준 성과들을 보험 고객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중소형사들 역시 내심 반가운 눈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전통 대면 채널에서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소형사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 위주의 건전한 시장 경쟁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형보험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중소형사들도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하나의 채널이 열렸다는 평가다. 특히 서비스가 시행되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4곳(삼성·현대·DB·KB손해보험)의 점유율이 85% 이상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중소 보험사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에선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고객 접근성이 높은 데다 서비스 확장성이 있는 플랫폼 업체들의 ‘갑(甲)’의 지위가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성장성이 제한된 보험산업에서 영업 경쟁은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귀결되는데, 카카오가 택시 호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이용해 사용료를 높인 것처럼 보험상품 역시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보험설계사들은 오는 7일 ‘보험비교·추천서비스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보험료 인상 우려도 여전하다. 기존 사이버마케팅(CM·온라인 판매 채널)이 보험사와 고객 간 ‘직거래’를 하는 통로였다면, 플랫폼을 한번 거치게 되면서 ‘중간 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사업비에 녹아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향후 수수료가 인상되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소비자 보호와 서비스 연착륙을 위한 공정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예컨대 플랫폼 상단에 어떤 상품을 게시하느냐에 대한 ‘알고리즘 문제’만 하더라도 소비자 편의와 피해가 나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허연 중앙대학교 교수는 “공룡 플랫폼이 금융시장에 들어오는 데 있어 장단점은 존재한다”며 “다만 서비스를 운영할 때 알고리즘 정책, 수수료 정책 등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통해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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