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모 묘 돌, 기 채워주려 묻은 것”…전남 강진 거주 이씨 문중 인사 진술

강현석·김현수 기자 2023. 4. 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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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이씨 문중 인사 진술 보도
이 대표 보궐선거 전 묘소에 돌 묻어
“도우려고 했는데 문제 돼서 당황”
경찰, ‘분묘 발굴죄’ 적용 여부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2일 부모 묘소가 훼손됐다며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 전남 강진에 사는 이모씨는 “이 돌을 자신이 묻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지에서 발견된 한자가 적힌 돌은 일부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를 도우려고 ‘기(氣)를 보충하는 의미’로 묻은 것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전남 강진군 지역신문 <강진일보>는 6일 “강진에 사는 이모씨(85)가 지난해 5월 경북 봉화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 ‘생명기(生明氣)라고 쓴 돌 들을 묻었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이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문중이다.

이씨는 당시 대통령 선거에 패한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문중 지인의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를 도울 방법을 찾아보자”는 제안에 이씨는 자신이 터득한 원거리 측정을 통해 이 대표 부모 묘소에 기가 크게 부족한 것을 파악했다고 한다.

강진에서 청자를 제작하는 개인요를 운영하는 이씨는 2004년 전남도무형문화재 ‘청자장’으로 지정됐다. 지역에서는 풍수지리 전문가로도 알려졌다고 한다. 이씨는 문중 인사들과 지난해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며칠 전 이 대표 부모 묘소를 찾았다.

일행은 ‘생명기’라고 쓴 돌을 묘 주변 5곳에 묻었다. ‘생명기’는 이씨가 그동안 묘에 기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사용해 왔다.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씨는 <강진일보>에 “어디에 알릴 일도 아니고 해서 그곳에 간 사람들이 모두 조용히 있자고 했는데 뒤늦게 이 일이 문제가 되고 해석도 오해가 많아 당황스러웠다”며 “모든 오해가 풀리고 우리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에 부모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일종의 흑주술로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참담함을 토로했었다. 민주당은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씨가 ‘돌을 묻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만큼 수사관을 강진으로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등에게 ‘분묘 발굴죄’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분묘 발굴죄의 경우 반의사 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며 의도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로 처벌될 수 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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