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미국 노동 시장, 연준이 금리 인상 멈출까
최근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다. 앞으로 한 주간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두 가지 지표인 비농업 고용 건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미국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기 위해서는 금리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는 7일에는 미국의 3월 비농업 고용 건수가 발표된다. 전망치는 대략 24만건으로 지난 2월(31만1000건)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취업자 수(농업 제외)가 시장 전망치의 3배 수준인 51만7000명 증가하기도 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노동시장이 식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달 대비 14만5000명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전망치(20만명)를 밑돈 것이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는 정부의 고용 통계보다 이틀 정도 일찍 발표되기 때문에 고용 상황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스탠 시플리 에버코어 ISI 이코노미스트는 “ADP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노동 시장이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라며 “금요일(7일)에 발표되는 고용 통계 역시 ‘미지근한 수준’일 수 있다는 걸 미리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7일 함께 발표되는 3월 미국 실업률 역시 전달과 같은 수준인 3.6%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일에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한 해 전보다 6% 정도 상승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2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전달 대비로는 0.3%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는데, 2월(0.4%)보다 상승폭이 더 커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최근 시장에서는 다음 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커진 상태다. 미국 기준 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다음 달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52.8%로 0.25%포인트 인상 확률보다 높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은 필요하다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5일 미국 뉴욕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 아래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금리가 5% 넘는 수준까지 올리고, 상당 기간 이러한 제약적인 수준에서 머물러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메스터 총재는 지난달 FOMC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지방은행들이 연쇄 파산하는 상황에서도 금리를 올리는 것은 필요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4일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2%까지 낮아졌지만, 농산물·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4.8% 상승했다. 최근 산유국들의 기습적인 감산(減産) 결정과 미국과의 금리 차이 등이 고민거리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이에 대한 고민은 조금 줄어들었다. 오는 12일에는 캐나다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현재 수준(4.5%)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WEEKLY BIZ Newsletter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