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입성 진보당, ‘빨간불’ 켜진 국민의힘···4·5 재보궐선거에 엇갈린 희비

김윤나영 기자 2023. 4. 6. 17: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 의원(왼쪽)이 6일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부근 사거리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5 재보궐 선거 결과 진보당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울산교육감 선거와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모두 패하며 충격에 휩싸였다. 여당 내에선 울산 패배를 두고 “심각한 상황” “엄중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진보당은 전북 전주을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승리했다. 강성희 의원은 6일 당선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독재를 심판하고 새로운 정치를 향한 전주시민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임정엽 무소속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당은 자당 출신 이상직 전 의원의 실형 선고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강 의원은 선거기간 ‘철새정치, 검찰왕국 한방에’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하고 출마한 무소속 후보들과 국민의힘 후보를 동시에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대해 ‘고맙습니다 민주당’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반대 시위에도 참여했다. 진보당 상징색인 빨간색 대신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과 비슷한 하늘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에 임했다.

진보당은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에 이어 비교섭단체로는 4번째로 원내 정당으로 입성하게 됐다. 진보당은 내년 4·10 총선에서 기호 3번인 원내 6석의 정의당에 이어 기호 4번을 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은 의석수 순으로 기호를 배분하되, 의석수가 동수인 경우 직전 비례대표 선거의 정당 득표율에 따른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떨어져나온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은 기호 추첨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국민의힘은 울산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보수 단일화 후보인 김주홍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전교조 출신 노옥희 전 교육감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치러진 선거에서 노 전 교육감의 배우자 천창수 후보에 패한 것이다. 울산 남구 나선거구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울산은 보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이다. 김기현 대표를 포함해 울산 지역 국회의원 6명 중 5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고 “청주에서는 이겼다”고만 짧게 답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자성론이 터져나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초의원 선거이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일대일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경민 후보가 8.0%을 받으며 5위에 그치자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는 당협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이 앞서 출마 의사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선거운동에 차질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정 의원에 대한 인사조치 여부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를 두고 “서진정책‘의 효과가 소멸됐다”고 지적했다. 또 울산 남구 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영남 자민련을 넘어 대구·경북(TK) 지역당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위기감이 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SNS에서 “울산 남구 보수 후보의 패배는 너무나 쓰라리다”면서 “보수에 희망을 걸었고, 보수를 응원했던 분들이, 투표하지 않았다. 보수 텃밭에서 직접 엄중한 경고를 보내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근로시간 연장, 한·일 정상회담, 제주 4·3 추념식 등 잇따른 민심이반을 지적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한발 한발 나아가자”고 적었다.

민주당은 약세 지역인 울산 남구 나선거구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최덕종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SNS에 “울산 시민께서 정말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주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는 국민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 두 명이 전주을 지역에서 진보당 후보에게 밀린 것은 민주당의 패배라는 평가도 나온다. 호남 출신 민주당 관계자는 “전주에서 진보당 후보의 당선은 현역 의원이나 기존 정치권에 대한 비토(거부) 여론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받아들이나’라는 질문에 “복합위기를 맞은 집권 2년 차 민심을 면밀히 살피겠다”며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국민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